정영학 회계사가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2023.6.8 © 뉴스1 장수영 기자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정영학 회계사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20억 원 요구 의혹'과 관련한 기존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했다. 정 회계사는 검사가 녹음 파일에 해당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자신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정 회계사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22년 2월쯤 김만배 씨에게 정진상으로부터 20억 원을 달라고 요구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사실이 있냐"는 검사의 물음에 "네"라고 답했다.
하지만 직후 "김만배 씨가 한 말이 맞냐"며 "들은 대로 말해 달라"는 질문에는 "검사님께서는 (녹음 파일에 해당 내용이) 있다고, 들었다고 하시는데 저는 못 찾은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김만배 씨가 이렇게 자세한 얘기는 안 했지만 그 당시 돈에 대해 저한테 하소연한 적은 있다"고 했다.
정 회계사는 누가 얼마를 달라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름 지칭은 안 했다"며 거듭 "녹취록에 그런 내용이 있다는 건데, 제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지켜보던 재판부는 "지금 피의자신문조서가 사실대로 정확히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냐", "검사 쪽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이런 것 같다'고 답변한 거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검사가 "녹취에서 증인은 안 들리는데 검사가 내용을 주입했다는 취지로 들린다"고 재차 확인하자 정 회계사는 "그게 맞다"고 했다.
그는 "검사님께서 저렇게 얘기했고 파일에 다 있으니 부인하지 말라 했는데 아무리 파일을 들어봐도 저는 안 들렸다"며 "(김만배 씨가) 자세하게 얘기한 것이 아니라 돈 달라는 데가 많다고 화낸 것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정 회계사는 2021년 이와 다른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김 씨가 '정진상 전 실장으로부터 20억 원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당시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2023년 4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도 같은 취지로 법정 진술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정 전 실장은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대신 개발이익의 일부를 받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 등으로 기소됐다.
공소청은 김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대가로 정 전 실장 등에게 428억 원 상당의 개발이익을 나눠 갖기로 했고, 이 중 20억 원을 정 전 실장이 김 씨에게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초 공소청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를 적용해 이 대통령의 재판을 잠정 연기했으며, 정 전 실장의 변론을 분리해 진행하고 있다.
다음 기일은 12월 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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