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북한강 시신 훼손·유기 사건’ 피해자 모친이 법정에서 양광준(39)을 향해 울분을 토해내며 한 말이다.
2024년 11월 6일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서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 양광준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이었던 양광준은 2024년 10월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안 자신의 차량에서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여성 군무원 A(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밤 화천 북한강에 유기했다.
양광준은 범행 당일 A씨인 척 상사와 가족에게 연락하고, 미귀가 신고로 연락이 온 경찰에게 피해자인 척 여자 목소리를 흉내 내며 신고 취소까지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그는 A씨의 SNS에 ‘잠수’라고 남긴 뒤 휴대전화를 켰다 끄는 방식으로 생활 반응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고 주고받은 메시지 내역을 삭제한 뒤 휴대전화를 훼손해 유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시신이 떠오르며 덜미가 잡혔다.
양광준은 A씨와 자신은 내연 관계였으며 관계를 유지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다 사건 당일 말다툼 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두 아이를 둔 유부남이었던 양광준과 달리 A씨는 미혼이었다.
범행 당일 A씨는 군무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고, 양광준은 다른 부대로 전근을 앞둔 날이었다.
특히 양광준은 부적절한 관계를 정리하고자 했지만 A씨가 이를 거부해 다툼이 일어났다고 했다.
하지만 양광준의 차량 블랙박스는 두 사람이 갈등을 빚었던 시기부터 전원이 꺼져 있었으며, A씨의 휴대전화는 양광준이 망가뜨린 뒤 유기해 두 사람이 나눈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없어 두 사람의 관계나 살해 동기 등을 모두 양광준의 진술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A씨와 양광준의 주변인들은 두 사람의 관계에 군 내부의 계급 문화와도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주변인들은 한시 군무원이었던 피해자와 군 간부인 양광준이 어떻게 연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전문가는 “만약 두 사람의 관계가 지위를 이용한 관계였다면 서로 좋아서 불륜을 한 것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피해자가 양광준에게 잘할 수밖에 없었던 위치였다는 것이다.
양광준의 지인들은 ‘그가 평소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며 그의 범행을 믿지 못하기도 했는데, 방송을 통해 양광준이 부대 내 부하에게 언어폭력을 하며 괴롭혔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양광준 (사진=강원경찰청)
A씨 모친은 직접 법정에 나와 양광준을 향해 “딸이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내 딸을 죽였나? 대답 좀 듣고 싶다”며 “본인도 자식이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한테 한 그대로, 자식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어떨 것 같은가”라고 거듭 물었다.
A씨 모친은 판사가 재판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뭐를 어떻게 해도 우리 아이는 돌아오지 않을 텐데”라며 “우리 아이가 너무 억울하지 않게만 해달라”고 호소했다.
양광준은 최후 진술에서 “숨이 끊어질 때까지 처절하게 반성하겠다. 앞으로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며, 뉘우치는 마음으로 장기기증과 조직기증에 서약했다”고 말했다.
양광준 측은 사건 이후 아내와 이혼해 재산분할까지 마쳤으며, 자기 재산을 모두 피해자 측에 합의금으로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1심에서 반성문을 7차례 제출했던 양광준은 항소심에서 136차례, 상고심에서 51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무기징역이라는 죗값은 달라지지 않았다. 사건 이후 군 당국으로부터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후 양광준이 피해자 부모에게 2억9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 민사922단독 재판부는 A씨 부모가 양광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인용해 이같이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광준이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치밀하고 대담하게도 피해자 가족을 상대로 피해자의 생활 반응을 가장했다”며 “우리 사회의 기본적 가치관을 훼손했다는 점에 있어서도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 유족이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고통과 상처”라고도 강조했다.
양광준 측은 형사 재판에서 5000만 원을 공탁했다고 주장했지만 증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고, 그가 “자력이 없다”며 피해 회복 노력을 하지 않은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