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대법원이 검사가 수집한 자료의 증거능력을 없앤 개정 형사소송법 조항에 우려가 제기되는 것을 알고 있다며, 향후 실무상 문제점을 계속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행정처는 형소법 제245조의 13 관련 재판 실무 운영 상황과 판례 동향을 계속 살피겠다고 했다.
개정 형소법 245조의 13은 공소청 검사는 사건 관계인을 면담하거나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자료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해당 자료와 면담 내용은 증거능력이 없다.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후속 조치로 사실관계 확인 제도를 만들었지만, 정작 해당 제도를 통해 확인한 내용은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행정처는 "해당 조항의 시행과 관련해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조항이 헌법상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형사소송의 '실체적 진실 발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사법적 판단과 관련되는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조항의 존치 및 개정 필요성에 관해서도 "입법 취지와 제도 운용 효과, 형사절차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판단할 입법 정책적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의견 표명을 삼갔다.
행정처는 해당 조항으로 인한 증거조사 중복 등 실무상 문제 발생 사례나 증거능력이 부정된 하급심 판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향후 관련 재판 실무 운영 상황과 판례 동향 등을 계속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제도 개선 방안 관련 질의에는 "개정 법률 시행 초기로 관련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만큼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까지 해당 조항에 관해 일선 법원에 별도 안내한 실무 지침은 없으며, 향후 관련 재판 실무 운영 상황과 실무상 문제점을 지속해서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공소청 본관 모습. 2026.11.2 © 뉴스1 박세연 기자
해당 법 조항이 지난달 2일 시행된 이후 일선 공소청에서는 서류 접수처를 두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검사들은 '검사를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능력이 부인될 것을 우려해 자료 접수를 조심스러워한다. 사건 관계인들은 경찰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사건 관계인과 변호사 역시 자료를 공소청과 경찰, 중대범죄수사청 중 어디에 내야 할지 몰라 고충을 겪는 상황이다.
김정현 수원지방공소청 여성아동범죄전담부 부부장검사는 지난달 공소청 내부망(이프로스)을 통해 "오늘도 검사실에는 사건관계인들로부터 '제출하고 싶은 자료가 있는데 어디에 어떻게 제출하면 되냐'는 문의가 빗발쳤다"고 했다.
김 검사는 "실무관님께서 서류를 접수해도 되는지 묻는데, 내용도 모르는 서류지만 혹시 '검사 묻었다'는 이유로 증거로 쓰이지 못할까 싶어 확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판 단계에서도 혼선이 불가피하다. 사건 관계인은 재판 중에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검사가 이를 받아 냈다가는 '위법 수집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진우 의원은 "검사가 적법하게 확보한 자료조차 증거로 쓰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사건 관계인의 권리 구제에 혼란이 발생하는 만큼, 제도적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ja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