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지적장애가 있던 A 군(당시 8세)은 2022년 5월 말 눈꺼풀이 붓고 배가 부풀어 올랐다. 혈뇨·단백뇨까지 확인되자 의료기관에서는 신증후군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신장 조직검사가 가능한 상급병원에서 정밀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권고도 뒤따랐다.
그러나 A 군의 부모인 이 모 씨와 황 모 씨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아들의 병세가 나빠지는 동안에도 병원 치료를 받게 하지 않았고 A 군은 진단 후 약 2년 만인 2024년 4월 만성 콩팥병(신부전)으로 숨졌다.
2023년 1월 강릉시로 이사한 부부는 A 군을 포함한 여섯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집은 난방이 되지 않았고 쓰레기·곰팡이로 뒤덮였다. 세탁기가 없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세탁하지 않은 옷을 길게는 수개월씩 입었다.
또 이들 부부는 라면이나 레토르트 식품 등 부실한 식사를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피해 아동 일부의 신장·체중은 같은 연령대 아동 중 하위 3~5% 수준에 머물렀다. 필수 영유아 건강검진과 예방접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아이들을 위해 받은 지원금은 적지 않았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육아·장애·주거지원금과 근로장려금 등의 명목으로 월평균 약 450만 원, 총 1억 2300만 원가량을 받았다.
그러나 부부는 지원금 중 극히 일부만 아이들의 식비와 의료비 등에 사용했고 대부분은 유흥비로 탕진했다. 생활비와 유흥비가 부족해지자 아이들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처분했다.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정황도 드러났다. 부부는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바닥·효자손으로 때렸고머리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는 이른바 '원산폭격' 자세를 하도록 강요했다
집에 함께 드나들던 임 모 씨와 윤 모 씨 역시 아이들을 반복적으로 폭행했다. 부모는 이들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제지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을 대신해 아이들을 돌봐준다는 이유로 계속 집에 머물도록 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2024년 8월 22일 아동학대치사와 아동학대중상해, 상습아동유기·방임 및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와 황 씨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함께 거주하며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임 씨에게는 징역 5년, 윤 씨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은 대체로 10세 미만의 아동들로, 그 생활 및 생존에 보호자의 관리 및 양육이 필수적"이라며 "피고인들은 피해 아동들에게 보호자로서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의식주를 제공하지 아니하면서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말미암아 어린 피해 아동들이 매일 같은 공간에서 살면서 견뎌야만 했던 굶주림과 불안과 혼란, 상처와 고통, 공포가 극심했을 것"이라며 "피해 아동들의 향후 성장 과정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legomast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