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개 지방중대범죄수사청 중 최대 규모인 서울중수청은 전체 25개 수사과 가운데 11개 과(44%) 과장이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 중이다. 수사국장 한 자리도 다른 국장이 겸하고 있다. 출범 이후 한 달 간 과장급 이상 인사에 충원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상당수 과장이 다른 과장 보직까지 겸하고 있어 수사지휘 체계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대범죄수사청. (사진=이데일리 DB)
중수청 수사과장은 옛 검찰청의 부장검사와 같은 역할로 일선 수사팀을 지휘·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사관들이 진행하는 사건의 수사 방향을 점검하고 주요 수사 절차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지휘 책임을 지는 핵심 보직이다. 중수청의 실질적인 수사 역량을 좌우하는 자리인 만큼 정식 지휘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국별로 보면 과장 공백 비율은 경제범죄수사국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범죄수사국은 중대경제범죄수사1·2과와 조세범죄수사과, 국제경제범죄수사과, 범죄수익수사과 등 5개 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중대경제범죄수사2과와 국제경제범죄수사과, 범죄수익수사과 등 3개 과(60%)가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강현욱 중대경제범죄수사1과장이 국제경제범죄수사과장 직무대리를, 우세호 조세범죄수사과장이 범죄수익수사과장 직무대리를 각각 겸하고 있다. 중대경제범죄수사2과는 같은 과 정종욱 팀장이 과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대형 경제범죄와 국제경제범죄, 범죄수익 추적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정식 과장 보임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휘라인 전체로 보면 반독점수사국의 공백이 가장 크다. 반독점수사국은 국장 자리부터 김정환 반부패수사국장이 겸하고 있다. 4개과 가운데 2개 과(50%)도 직무대리 체제로, 이종원 반독점수사1과장이 2과장 직무대리를, 최민혁 3과장이 4과장 직무대리를 겸하고 있다. 국장 1명과 과장 4명 등 지휘 보직 5개를 3명이 나눠 맡고 있는 셈이다.
마약수사국 역시 4개 과 가운데 2개 과(50%)가 직무대리 체제다. 조재익 마약수사2과장이 1과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으며, 마약수사3과는 노성래 팀장이 과장 직무대리를 수행하고 있다. 노 팀장은 마약수사3과 1·2팀장도 함께 맡고 있어 한 사람이 사실상 세 자리를 소화하고 있다.
반부패수사국은 5개 과 가운데 반부패수사1과와 공공안전수사과 등 2개과(40%)가 직무대리 체제다. 장현구 반부패수사2과장이 1과장 직무대리를, 오세진 사회약자범죄특별수사과장이 공공안전수사과장 직무대리를 각각 겸하고 있다.
금융범죄수사국은 4개 과 중 금융범죄수사2과가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신영민 금융범죄합동수사과장이 해당 보직을 겸한다. 첨단수사국 역시 3개 과 중 사이버정보수사과가 직무대리 체제로, 오광일 방위사업·산업기술수사과장이 해당 보직을 함께 맡고 있다.
전체 직무대리 보직 11개 가운데 9개는 다른 수사과장이 겸직하고 있다. 정식 과장 9명이 각각 두 개 수사과의 업무를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다. 나머지 2개는 과장보다 아래 직급인 팀장이 과장 직무를 대리하고 있다. 6개 수사국 모두 직무대리 보직을 두고 있어 출범 초기 임시 지휘체계가 조직 전반에 걸쳐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수청은 출범 당시 충원 인력은 1900명으로 정원(2874명)의 66.1%에 그쳤다. 차장과 6개 지방청장 등 1급 수사관 인선도 출범 하루 전에야 마무리됐다. 대형 경제범죄나 권력형 부패 사건처럼 수사 범위가 방대하고 복잡한 법리 검토가 필요한 사건일수록 일선 수사지휘관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정식 과장 보임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중수청 내부에서는 인력 구성과 수사 전문성을 둘러싼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일부 유능한 수사 인력이 합류했지만 수사 경험과 역량에 의문이 드는 인사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검찰에서는 검사가 수사 방향과 주요 법적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을 졌지만 중수청에서는 수사관 출신 간부가 직접 수사를 지휘하고 책임까지 져야 하는 만큼 경험 많은 베테랑일수록 합류를 주저한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인사들은 수사 전문성보다 승진이나 향후 진로에 대한 기대를 갖고 중수청행을 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수사관 출신 중수청의 한 관계자는 “수사 경험이 많은 베테랑일수록 수사 지휘에 따른 책임과 부담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중수청행을 꺼린다”며 “오죽하면 자기 객관화가 안 된 사람들로 가득한 욕망이 가득한 집단이라는 자조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