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지난 9월 수사 개시 후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 실적이 전무한 상황에서 수사 인력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남은 기간 핵심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 관계자, 사무원, 참관단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투표록은 선거 당일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관리와 교부, 투표 진행 상황 등을 기록하는 공문서다. 투표관리관 등이 작성한 뒤 개표가 끝나면 봉인해 당선인 임기 종료 때까지 보존해야 한다.
특검팀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일련번호가 인쇄되지 않은 이른바 ‘무번호 투표용지’가 전국 140여개 투표소에 배포돼 실제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에는 일련번호가 인쇄돼 있어야 한다.
특검팀은 중앙선관위가 무번호 투표용지 사용에 따른 책임 추궁이나 소송 가능성을 우려해 선거가 끝난 뒤 각급 선관위에 투표록 사후 기재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일부 투표록에는 무번호 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임의로 써넣거나 투표용지 부족을 예상해 대책을 요청했다는 내용 등이 사후 추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이 현재까지 위·변조 정황을 확인한 투표소는 최소 40여곳이다. 해당 투표록은 중앙선관위에 취합된 뒤 국회 등에도 제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투표록 위·변조 의혹은 특검이 새롭게 포착한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에는 직무유기 혐의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선관위 관련 의혹 전반으로 강제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같은 달 28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지 약 247만장에 대한 공개검증을 진행했다.
지난달 30일에는 140억여원 규모의 선거 장비 납품 비리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와 전현직 직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달 2~3일에는 공명선거추진활동비 부당 지급 의혹을 겨냥해 중앙선관위 위원장실과 사무총장실 등 주요 부서를 이틀 연속 압수수색했다. 선거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뿐 아니라 예산 집행과 업체 유착 등 조직 내부 비위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2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 검증을 위해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다만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하다. 특검팀은 이날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피의자를 기소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노 전 위원장 등 주요 수사 대상자에 대한 조사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는 수사 개시 한 달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구속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기소하는 등 주요 피의자 신병 확보와 기소에 나섰던 내란 특검팀과도 대비되는 성적이다.
선관위 특검팀은 선거관리 시스템과 방대한 투표 관련 자료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만큼 사건 성격이 다른 특검과 구속·기소 건수만으로 수사 성과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수사기간이 한 달 가량 남은 현 시점 수사 인력 부족은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기준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는 18명으로 법정 상한인 20명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선거관리 시스템 서버와 데이터베이스(DB) 분석에 필요한 디지털포렌식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은 지난달 23일 김지용 중수청장을 직접 만나 수사관 10명 가량의 추가 파견을 요청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지난 9월 7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기본 수사기간 90일은 오는 12월 초 종료될 예정으로,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경우 최장 15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최근 투표록 사후 위·변조라는 새로운 혐의까지 포착하면서 남은 수사기간 내 압수물 분석과 핵심 피의자 소환, 형사처분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