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1부(백승엽·황승태·김영현 고법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2026.11.4 © 뉴스1 최지환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 선고됐다. 이 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20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약 397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서울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백승엽 황승태 김영현)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1심에 이어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먼저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검찰 출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변호인 선임에 관여한 게 아니라는 뜻에 더해 변호사를 연결해 접촉하게 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윤 전 검사장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실제 사실과 다르게 답변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윤 전 대통령과 윤 전 검사장의 친분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고 윤 전 서장과의 친분 역시 검찰에 알려진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주체가 윤 전 검사장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해서 윤 전 검사장이 불필요한 의혹 제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오랜 기간 검사로 법률과 언어를 다루는 일을 수행해 온 점, 국힘 내부 경선 과정에서 수많은 인터뷰 토론회를 거치며 자신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기사로 표현되는지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는 윤 전 서장의 형사 사건에서 변호사에게 윤 전 서장을 소개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일반 선거인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될지, 그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단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대통령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했다.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허위 사실 공표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는 2013년 3월쯤부터 전 씨를 만나게 된 이후 친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이고 윤 전 대통령도 김 여사를 통해 전 씨를 알게 된 이후 여러 차례 김 여사와 함께 만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운동 과정에서 전 씨를 당 관계자 소개로 우연히 만났고, 과거 배우자와 만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김 여사를 통해 전 씨와 친분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의 발언을 한 것은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직자로서의 도덕성이나 공정성을 일반 선거인이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정보였음에도 허위 사실을 공표한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전 씨에 대한 발언 관련해서는 "전 씨를 어떤 경위로 알게 됐고, 배우자와 함께 만났는지는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가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공식적인 정부 기구가 아니라 비선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받을 우려가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 근거"라며 "그럼에도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양형부당 주장과 관련 공직선거법에서 선거범죄 등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유죄 판결을 선고받을 경우, 당선무효와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는 규정을 두고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어 고려할 경우 정치의 영역에서 입법 재량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법치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해 국민의 올바른 선택권이 침해되고 선거의 공정성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했음에도 단지 재판 결과에 따른 중한 제재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지나치게 중시해 형을 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해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이 침해됐고 선거의 공정성과 절차의 적법성은 훼손됐다"며 "원심 선고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일탈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판단이 그대로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20대 대선 당시 돌려받은 선거비용 약 397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공직선거법은 대선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선거 뒤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소속 정당이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직후 "이번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대법원에서 실체적 진실과 헌법적 가치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선거는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와 반박, 정치적 논쟁을 통해 유권자의 판단을 받는 민주적 과정"이라며 "고의적인 허위사실 공표는 처벌되어야 마땅하지만, 정치적 의혹에 대한 해명과 방어적 발언까지 사후적으로 재구성해 형사 처벌한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자유는 심각하게 위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판결에 불복해 신속하게 상고하고, 원심의 증거 판단과 법리 적용의 위법성을 끝까지 다툴 예정"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1심 형량이 유지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