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백승엽 황승태 김영현)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적이 없다고 말한 것과 이듬해 1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각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판단한 피고인의 형이 재량적·합리적 범위를 일탈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쟁점 전반에서도 1심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내놓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재명 대통령의 ‘친형 강제입원’ 발언 사건에 대해 무죄로 본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후보자 토론회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기자들과의 문답 내지 인터뷰에서 피고인이 한 발언이 문제된 것”이라며 1심이 적용한 법리가 타당하다고 밝혔다. 1심이 유죄 판단 근거로 삼은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2021년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인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게 주요 내용이다.
전씨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1·2심 모두 죄질을 무겁게 봤다.
1심 재판부는 “2013년부터 친분을 유지하며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처지에 관해 반복적으로 조언을 받아온 인물과의 관계를 선거 과정에서 우연히 소개받았다고 전면 부인한 것”이라며 “이는 후보자가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에 관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사안임을 감안하면 허위사실 공표의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 있어서 정당추천후보자로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할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피고인이 선거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해 선거인 선택권을 침해하고 공정성과 절차적 적법성을 훼손됐다”며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사진=서울고법 제공)
항소심은 사실관계를 최종적으로 가리는 마지막 사실심이다. 대법원은 법률심이어서 원칙적으로 사실관계를 새로 따지지 않고 하급심의 법리 적용에 문제가 없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항소심이 허위사실 공표와 고의를 모두 인정한 만큼, 상고심에서 법리 오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형은 그대로 확정된다.
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 윤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형은 이 기준을 넘는다.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하는 주체는 윤 전 대통령 개인이 아닌 국민의힘이다. 반환 대상은 선관위가 보전한 397억원 상당 전액이다.
특검법은 1심을 6개월 안에, 2·3심을 각 3개월 안에 선고하도록 하는 신속 재판원칙 규정을 두고 있다. 항소심이 마무리된 만큼 대법원 판단도 이르면 내년 2월 초 나올 수 있다. 다만 해당 규정은 통상 권고적 성격의 훈시규정으로 해석돼 실제 선고는 이보다 늦어질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다. 다만 판결이 확정돼도 윤 전 대통령이 20대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나 재임 중 통치행위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연금과 비서관·사무실 지원 등 전직대통령예우법에 따른 예우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탄핵으로 파면돼 전직 대통령 예우가 제한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