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 보좌진이 '조작 기소 특검법'을 규탄하는 팻말을 노트북에 붙이고 있다. 2026.11.4 © 뉴스1 황기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검은 최대 309명 규모, 최장 200일간 수사하는 '매머드급'으로 꾸려질 전망이지만, 출범 초기부터 파견검사 확보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후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 수정안을 범여권 주도로 의결했다. 법안은 이르면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특검법 수정안은 윤석열 정부 검찰의 위법 수사·조작 기소 여부를 수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검 수사 대상은 기존 법안과 동일하게 12개 사건이지만 이 대통령 관련 사건 일부가 통폐합되고,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들이 추가됐다. 특히 특별검사에게 공소취소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 삭제됐다.
구체적으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위례신도시 개발사업·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관련 배임 등 의혹 사건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이 포함됐다. 또 △서해 공무원 피격 및 동해 선원 북송 관련 사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의혹 사건 △윤석열 명예훼손 관련 허위 보도 의혹 사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밀 유출 혐의 사건 등이 들어갔다.
수정안은 특검 수사 대상이 되는 '국가기관의 권력 오남용'도 범위와 종류를 명문화했다. 세부적으로 △사건 왜곡·은폐·무마·조작 △증거인멸·은닉·위조·변조 등 증거조작 △유리한 증거의 선별·은닉·누락 △강압·회유에 의한 진술·증언 유도 및 강요 △수사정보 유출 및 적법절차를 위반한 수사권·감사권 오남용 △자의적·편파적 법 적용·증거 선별 및 누락 △위법수집증거 사용 △허위 의견서 제출 △쪼개기 기소 △증거불충분 기소 등 공소권 남용 등이다.
특검 규모는 '매머드급'으로 꾸려진다. 특별검사 1명과 특검보 8명, 파견검사 20명을 포함한 전체 인력은 309명이다.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과 기본 수사 기간 90일, 두 차례의 자체 연장 30일과 대통령 승인 연장 30일까지 합쳐 최장 200일이다. 역대 최장·최대라고 평가받았던 2차 종합특검(수사인력 251명·최장 200일 수사)을 상회하는 규모다.
공소청 출범 한 달을 맞은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 본관에 태극기와 공소청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6.11.2 © 뉴스1 박세연 기자
이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공소취소 권한이 빠졌지만, 법조계와 야권에선 여전히 '이재명 공소취소용 특검'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검이 종국적으로 위법·조작 기소 결론을 내리면, 법무부 장관이 공소청 검찰총장을 통해 이 대통령의 1심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를 지휘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봉숙 서울광역공소청 검사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본인의 형사사건을 재수사하는 특검을 여당 주도로 만들고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은 '권력의 사유화'이자 명백한 '이해충돌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법사위에서 "(특검의) 17개 수사 대상 중 15개가 대통령 관련 사건으로 사실상 이재명 1인을 위한 특별법"이라며 위헌성을 지적했다.
특검법이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수사 인력 확보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특검법 수정안에는 10월 수사·기소 분리에 따라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폐지된 형사사법체계를 반영해 특검·특검보·파견검사의 수사권을 별도로 규정하는 특례가 담겼지만, 실제 특검팀 파견에 응할 검사가 있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경공소청의 한 부장검사는 "정치색이 짙은 사건은 평소에도 (검사들이) 꺼리는데, 조작기소 특검은 의도와 목적이 너무나도 선명하지 않으냐"며 "누가 손을 들고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평검사도 "(정권이 바뀌면) 무조건 수사 대상이 될 텐데, 누가 사지(死地)로 가겠나"라고 손사래를 쳤다.
일선 공소청의 인력 사정도 빠듯하다. 지난달 7일 기준 전국 검사 현원은 1922명으로 법정 정원(2292명)의 약 84% 수준이다. 공판검사 상당수가 송치사건 처리와 공판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수사 경험을 갖춘 중견 검사들이 특검으로 빠져나가면 남은 검사들의 사건 처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이날 소위에서 "공소청 소속 검사가 수사에 관여해 생길 수 있는 공정성 논란과, 공소청 출범에 따른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를 고려해보면 파견 검사의 규모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사 대상이 상당수 겹치는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와의 '역할 정리'도 후속 과제다. 검찰미래위는 총 19건의 조사 대상 사건을 선정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대통령 관련 사건 6건(쌍방울·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법인카드 유용)을 비롯한 10여 건이 특검 수사 대상과 겹친다. 검찰미래위는 5일 회의를 열고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검찰미래위가 이 대통령 형사사건을 비롯한 중복 사건은 특검에 넘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면 가장 먼저 (검찰미래위로부터) 조사 자료를 받아 가지 않겠느냐"며 "검찰미래위는 중첩 사건을 뺀 나머지 진상조사 사건에 집중하는 그림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내다봤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