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수사 경찰관 "사이코패스만 의심, 성범죄 생각 못 했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4일, PM 09:04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장윤기(23)의 강간살인 등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경찰관들이 “수사 초기에는 성범죄 목적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강간살인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박모 경감이 지난 7월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호송차에 올라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간살인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박모 경감이 지난 7월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호송차에 올라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지법 형사12단독(이승연 판사)은 증거인멸 방조 등 혐의를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박모(57) 경감과 팀원 김모(41) 경사에 대한 네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박 경감은 장윤기의 범행 동기를 두고 “사건 초기에는 장윤기를 그냥 사이코패스 정도로만 의심했다”며 “부실수사 지적은 사후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과학수사 감식 결과 회신 전 장윤기의 차량과 자취방을 보존하지 않고 가족에게 인계한 것에 대해 “감식이 끝났다고 판단했다”며 “일에 치여서 그런 부분을 망각했다”고 설명했다.

장윤기의 차량 안에 있던 케이블 타이와 자취방에서 훼손된 채 발견된 리얼돌 2개를 증거물로 압수하지 않은 이유로는 “범행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때는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경감은 장윤기로부터 진술 조서를 받은 팀원에게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지시한 배경을 두고는 “진술을 거부하던 장윤기를 3시간 정도 달래놓은 상황”이었다며 “조사 과정에서 그 팀원과 장윤기가 말다툼했기 때문에 실랑이하지 말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또 여고생 살인 사건과 외국인 여성 강간 혐의를 분리해 수사한 사유로는 “지휘부에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박 경감은 장윤기를 강간살인 혐의로 송치하자는 팀원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 “자백 없이 정황증거만 있다고 판단해 다른 팀원들 의견까지 듣고 나서 수사 보고서를 남겼다”며 “향후 검찰 수사나 재판에서 깨진다면 언론의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정확한 것만 송치하자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김 경사도 “리얼돌과 케이블타이의 압수 필요성을 수사 초기에는 인식하지 못했다”며 “현장에 투입된 여러 수사관 중 그 필요성을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박 경감 등은 지난 5월 사건 당시 장윤기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긴급수색하며 훼손된 리얼돌과 케이블타이 등 증거를 확보하지 않고 현직 경찰관인 피의자 아버지에게 수사 상황을 알려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는 박 경감이 차량 수색 당시 촬영한 케이블타이 영상을 송치하지 않고 팀원에게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담겨 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박 경감 등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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