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가 비행문제?”…정부, 청소년 상담 매뉴얼 즉시 수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4일, PM 10:17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정부의 공식 청소년 상담 매뉴얼에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비행문제’ 유형으로 분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해당 내용을 즉시 수정하고 청소년 상담 현장에서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관련 지침과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미지=AI활용 제작
이미지=AI활용 제작
성평등가족부는 4일 청소년동반자 활동 매뉴얼에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비행문제 유형으로 분류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개정 방침을 밝혔다.

성평등가족부는 “성소수자 청소년과 관계자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해당 내용은 즉시 수정하고 매뉴얼 전반도 관련 분야 상담 전문가 등의 자문을 받아 현장에 필요한 내용을 보완·개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동반자는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정서적 지원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매뉴얼은 청소년동반자의 상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지침이다. 정부는 청소년쉼터에서 성소수자 청소년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 기준도 강화했다.

앞서 성평등가족부는 지난해 12월 성소수자 지원단체 등 현장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올해 8월 ‘쉼터 종사자용 청소년 인권보호 매뉴얼’을 개정했다. 개정 매뉴얼에는 청소년쉼터가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입소를 거부하거나 불공평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입소 제한이나 퇴소 여부를 결정할 때도 청소년의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등이 판단 근거로 작용하지 않도록 했다. 관련 결정의 근거는 문서로 기록하고 보관하도록 규정했다.

상담 과정에서도 종사자 개인의 윤리적·주관적 가치관이 아닌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접근하도록 했다. 성소수자 청소년 역시 다른 입소 청소년과 동일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원칙도 담았다. 특히 성소수자 청소년이 정체성을 이유로 쉼터 생활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퇴소 조치부터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과 중재, 생활환경 개선 등 필요한 지원을 우선하도록 했다.

상담 종사자의 전문성과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강화한다. 현재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종사자를 대상으로 청소년의 성정체성 관련 상담 내용을 포함한 온라인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대면 직무연수를 통해 성소수자 청소년 보호를 위한 인권감수성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현장 의견과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관련 지침과 교육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모든 청소년이 차별 없이 상담과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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