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두고 불법 교재 공유방 여전히 성행…배포·운영 모두 불법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5일, AM 06:30

학습교재 불법 공유 텔레그램 소통채널 '유빈아카이브'에서 자료 불법 배포(왼쪽)와 판매·교환이 이뤄지는 모습.(유빈아카이브 갈무리)

학습교재 불법 공유 텔레그램 소통방인 '유빈아카이브'가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2주 앞두고 여전히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8월 유빈아카이브 핵심 운영자를 검거하고 소통방을 폐쇄했으나 약 15개월 만에 이용자 수와 게시물 수가 원상 복구된 상황이다. 학원 업계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경각심을 당부했다.

32만명 가입·하루 70여 건 파일 공유…운영자 검거에도 '성업'
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4일) 기준 31만 68000여 명이 유빈아카이브에 참여하고 있다. '메인' 채널에서 링크를 통해 이동할 수 있는 국어, 수학, 영어 등 6개 과목의 '서랍장' 채널도 각 6만~8만 명이 구독하고 있으며 자료를 사고팔 수 있는 '교환방'에는 6900여 명이 참여 중이다.

자료 공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일 하루에만 다양한 과목과 업체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해설지 등 파일 69건이 공유됐다. 새로운 유빈아카이브 채널이 개설된 이후 공유된 파일은 이날(4일) 기준 1만 6084개에 이른다.

유빈아카이브 운영자들은 2023년 이후 시즌 1·2·3으로 공유방을 만들고 수시로 운영진을 모집하는 등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해 왔다.

이에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디지털 과학수사(포렌식)와 핵심 운영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지난해 8월 운영자를 검거하고 채널을 폐쇄했다. 현재는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문체부는 약 33만 명이 유빈아카이브에 참여해 학습교재 1만 6000여 건을 불법 공유한 정황을 파악했다. 약 1년 3개월 만에 채널이 폐쇄 전과 같은 규모로 커진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채널은 '시즌4'라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다.

채널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대개 '교재 값 부담이 커 어쩔 수 없다', '다들 사설 자료로 공부하는데 나만 안 쓰긴 어렵다'고 주장한다.

유빈아카이브 이용 경험이 있다는 한 고등학생은 "잘못된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비싼 유료 모의고사를 매번 사기에는 부담이고 (유료 모의고사를 이용 안 하기에는) 수험생 입장에선 나만 뒤처진다는 느낌이 든다"며 "현장 강의를 듣지 않으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자료도 있어서 다들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유빈아카이브로 50(만 원)은 아꼈다' '내 주변은 다 쓴다'며 이용 후기를 올리는 모습이 흔하게 보였다.나아가 '교재값이 부담되면 유빈아카이브를 이용하라'며 텔레그램 링크를 직접 공유하기도 했다.

문체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유빈아카이브는 운영자는 지난해 검거된 인물과 별개의 인물이다. 문체부는 현재 운영 중인 유빈아카이브에 대해서도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 압수수색 당시 모습(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공익 목적' 내세우고 '유료방'서 수익…배포·아카이브 운영 모두 저작권법 위반
유빈아카이브는 채널 소개란에서 '교육 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운영된다'고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문체부는 지난해 운영자 검거 당시 별도 유료 공유방을 만들어 수익을 냈던 정황을 확인했다. 당시 문체부는 운영자가 별도로 수험자료를 유포·판매하고 이를 이용하는 대가로 금전을 수수했다고 파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원가에서는 선생들이 직접 강의를 제작하고 제작 과정에서도 저작권 관련된 법규를 충실히 준수하며 만들어 제공한다"며 "학원가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 관련 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각 학원은 자료 제작을 위해 개별 연구소를 운영하고 때론 강사 개인이 연구소를 차리기도 한다. 이에 특정 학원, 강사의 자료는 그 자체가 일종의 '브랜드'가 된다. 경쟁 학원의 자료 사용 여부도 수시로 모니터링할 정도다.

유빈아카이브에서 자료를 직접 배포하거나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에 해당한다. 저작권법 제136조는 저작재산권 등을 복제·공연·공중송신·배포 등 방법으로 침해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저작권법이 개정되며 불법임을 알면서 링크를 퍼 나르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 가능성이 생겼다. 개정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은 불법복제물임을 알면서 영리 목적으로 연결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와 SNS 게시판 대화방 등을 운영하는 행위와 게시 등을 침해로 간주한다.

정연덕 건국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자료를 다른 사람한테 보내면 배포로 저작권 침해가 되고 아카이브는 저작권을 다른 사람이 침해하도록 도와줬기 때문에 방조죄가 적용된다"며 "유포자와 다운받아 공유한 학생 모두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했다.

안정상 중앙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겸임교수는 "유명 학원들 같은 경우엔 강의 자료 자체가 하나의 굉장히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을 받는다"며 "행위 주체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반복을 차단·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저작권은 학원가에서 굉장히 중대하게 다루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발견 즉시 법률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수험생과 저작권 관련된 모든 사람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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