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공 집회' 오늘까지 자진철수해야…일부 집회 계속 예고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5일, AM 06:20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문 일대에 설치된 시설물의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2026.11.04.© 뉴스1 신은빈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약 5개월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이뤄진 개표소 봉쇄 시위가 5일로 자진 철수·철거 기한을 맞았다. 경기장에서 투표함이 빠져나간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여전히 집회 현장을 지키고 있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철거 기한 이후에도 집회가 열리거나 시설물이 남아있을 경우 계도 기간을 두고 철거를 다시 유도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집회를 두고 공공 질서 유지와 표현의 자유가 맞서고 있어 기한이 지나도 당장 강제 철거에 착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4일) 찾은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곳곳에는 5일까지 설치물 철거와 집회 철수를 요청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위원회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선관위 특검(특별검사 이태한)이 지난달 28일 투표지 검증을 위해 경기장 안에 있던 투표함을 반출하면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7일간 집회 참가자들의 자진 철수를 요청했다.

집회가 열렸던 경기장 1-3 출입문 앞을 비롯해 텐트와 천막이 즐비했던 곳 상당수는 짐이 빠졌거나 정리되고 있었다. 한때 피켓과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었던 경기장 앞 다리와 매표소도 깨끗하게 변했다. 일부 천막들은 여전히 짐을 가득 쌓아두고 있었다.

2-5 출입문 앞에 천막을 치고 앉아 있던 임윤영 씨(60대·남)는 "천막과 의자 등은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해 줬기 때문에 자진 철거 기한인 내일까지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면서도 "지금 이곳은 정리하고 개인적으로 텐트를 가져와서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3 출입문 옆에 차려진 부스에서는 참가자들이 트럭에 짐을 싣고 있었다. 짐을 나르던 한 참가자는 "내일까지 철거라서 부스를 치우고 있다"며 "이후는 각자 알아서 천막이나 시설을 마련해 집회를 이어갈 것 같다"고 했다.

현장 경찰관들도 투표함이 빠지기 전과 비교해 확연히 줄었다. 과거 낮 시간대 적어도 10명 안팎의 인력이 배치됐던 경기장 일대에는 현재 경찰관 2명만 남았다.

현장 경찰관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간 시간 동안 경기장 일대 전체를 2명이 관리한다. 투표함이 반출되고 현장 경력도 축소됐다"며 "자진 철거 기한 이후에도 현장이 바로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순찰을 올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 모인 참가자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2026.11.04.© 뉴스1 신은빈 기자

이날 만난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자진 철거 기한에 맞춰 경기장 앞 철거물을 정리할 것이라면서도 집회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전 11시 30분쯤 1-3 출입문 앞에서는 여전히 참가자 60~70명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고 북을 두드렸다. 참가자는 대부분 50~70대로 보였으며 태극기를 빌려주는 무인 천막도 있었다. 한때 이곳에서 우비와 생수, 피켓 등을 가득 쌓아둔 채 참가자들에게 물품을 나눠주던 천막 5곳은 모두 짐을 치운 상태였다.

임 씨는 "투표함은 빠졌지만 올림픽공원은 시위가 시작된 곳인 만큼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여러 명이 모이면 강제로 해산당할 수 있으니 자진해서 1인 시위를 하는 식으로 모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은 자진 철거 기한이 지난 후에도 남아 있는 설치물에 대한 방침은 계도 기간을 두고 다시 철거를 안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계도 기간을 다시 거쳐 철거를 안내할 것으로 추측되지만 여전히 협의 중인 상황"이라며 "이번 집회에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명확히 적용할 수 있는지도 모호해 법률 검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집시법이 규정하는 집회는 신고와 주최자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특정인의 주도 없이 자발적으로 참가한 시민들에게 현행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모호하다는 설명이다.

경찰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기한이 지나도 강제 철거를 바로 이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경찰 투입 등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자진 철거 기한이 지난 후 강제 철거나 형사처벌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공의 질서 유지와 표현의 자유가 양립하는 문제인 만큼 공권력을 동원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통상 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다른 참가자와 떨어지거나 혼자서 시위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이 같은 형태의 집회도 규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핸드볼경기장 같은 공공 시설물 일대 개인의 점유를 제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곽 변호사는 "하지만 자진 철거 기한을 넘겼다고 즉시 형사 처벌한다면 하나의 선례가 될 수 있는 만큼 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강한 처벌은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행정력을 동원해 장기 설치된 시설물을 철거할 수 있지만 사실상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수요가 맞서다 보니 적극적인 집행에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문 근처에 설치된 천막. 그간 보관 중이던 짐을 모두 정리한 모습이다.2026.11.04.© 뉴스1 신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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