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고가 전용 장비를 새로 도입하지 않고 기존 분석 장비의 측정 조건을 최적화했으며, 세포 약 20개 분량 시료에서 단백질 5600여 종을 검출하고 반복 분석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병리과 유한석 교수팀, 메테오바이오텍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에 게재됐다.
단백체 분석은 세포나 조직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질병의 원인과 생물학적 특성을 밝히는 기술이다. 최근 암 조직의 특정 부위나 소수의 세포를 정밀하게 분석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시료가 적을수록 검출할 수 있는 단백질 수가 줄어드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펩타이드의 약한 신호를 효율적으로 검출하는 박스카(BoxCar) 측정 방식에 분석 정밀도를 높이는 내로우 윈도우 디아이에이(narrow-window DIA) 방식을 결합해 새로운 측정법인 ‘nbDIA’를 개발했다.
새로운 분석법을 적용한 결과, 세포 약 20개 분량의 극미량 시료에서 단백질 5,600여 종을 검출했다. 반복 분석에서도 측정값의 편차가 작아 안정적인 분석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 시료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조직에도 이 방법을 적용했다. HER2 양성 유방암은 세포 성장과 관련된 HER2 단백질이 과도하게 발현되는 유형이다.
연구팀은 유방암 조직에서 세포 약 30~60개에 해당하는 미세 영역 20곳을 분리해 분석해 단백질 6,100여 종을 검출했다. 같은 종양 안에서도 HER2 단백질이 많은 영역과 적은 영역 사이에 단백질 구성이 다르게 나타났다. 이는 하나의 종양에서도 부위에 따라 생물학적 특성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 같은 조직의 유전자 발현 정보와 단백질 분석 결과를 비교한 결과, 유전자 분석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HER2 관련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화가 단백질 분석에서 확인됐다. 이는 단백질 분석을 통해 유전자 분석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조직의 생물학적 특성을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준호 교수는 “개발된 기술로 극미량 시료의 단백체를 심도 있게 분석할 수 있음을 보였다”며 “암 조직 내 이질성 연구, 수가 적은 세포 집단 분석, 임상 바이오마커 발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