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세브란스 의사 피습에 “의료진 안전 보장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5일, AM 11:12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흉기에 찔린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 곳곳에서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의료진을 향한 폭력이 다른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만큼 병원 보안체계를 점검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브란스병원 전경(사진=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전경(사진=연세의료원)
대한병원협회는 5일 성명을 내고 “의료진을 지키지 못하는 사회는 국민의 생명도 지킬 수 없다”며 “정부는 의료현장 안전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병협은 “지난 2018년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희생된 이후 의료인 폭행 방지를 위한 법률과 각종 안전대책이 마련됐다”며 “그러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폭언과 폭행, 흉기 난동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과 제도가 존재하지만 진료 현장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의료기관 내 흉기 반입과 폭력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안전관리 책임을 개별 병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병협은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피해 의료진의 신체적 치료는 물론 심리적 회복과 법률적 대응까지 국가와 의료기관이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료진을 보호하는 일과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별개의 과제가 아니다”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전협은 “의료기관의 보안 조치가 의무화됐는데도 폭력이 반복된다는 사실은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와 의료기관은 이번 사건을 특정 병원의 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되고, 현행 기준의 이행 실태와 비상 대응 체계를 전면 점검해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처벌 강화의 범위를 외래진료실과 병동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대전협은 “정부와 국회는 처벌 강화의 범위를 응급실 외에 진료가 이뤄지는 모든 공간으로 확대하고, 수사기관과 법원은 의료인 대상 폭력이 다른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고려해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임 교수 피살 이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는 상황을 비판했다. 의사회는 “의료인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 개선에 관한 약속이 있었지만, 또다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진료 현장에서 공격당했다”며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의료진이 다치고 희생되어야 의료현장의 안전이 보장될 것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을 향한 흉기는 국민 생명을 향한 흉기”라며 “의료기관 특성에 맞는 출입 통제와 위험 상황 대응체계, 비상신고체계 및 신속한 경찰 출동을 위한 연계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5분께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50대 여성 A씨가 흉기를 휘둘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다쳤다. 피해 교수는 약 5㎝ 길이의 자상을 입고 응급실에서 치료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