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전 연인이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60대 남성이 체포된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다세대주택. 2026.11.05 © 뉴스1 윤지오 기자
서울 은평구에서 전 연인이던 7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60대 남성과 관련해 사건 전까지 스토킹 등 네 차례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여성은 경찰의 고위험군인 A등급 관리를 받았지만 남성의 전자발찌 부착 종료 약 2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착 종료 전까지 모니터링 과정에서 별다른 신변 위협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5일 오전 은평구 불광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과거 교제하던 70대 여성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6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은 오전 6시 40분쯤 B 씨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휴대전화 위치 정보와 과거 신고 이력을 토대로 A 씨의 주거지를 확인했다.
집 안에서는 숨진 B 씨와 의식이 희미한 상태인 A 씨가 발견됐다. B 씨에게서는 둔기에 의한 일부 신체 손상이 확인됐으며 피부가 찢어진 상처로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침대 옆 바닥에 옆으로 누워 있었으며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다. 다만 A 씨에게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고현장에서는 범행 도구로 의심되는 물건이 발견됐다. 경찰은 오는 6일 부검을 통해 B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범행 사용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두 사람과 관련한 경찰 신고는 지난 2024년 9월부터 은평서에 접수됐다. 교제하던 남성이 쫓아다닌다는 내용이었다.
올해 6월에도 헤어진 남성이 따라온다는 신고가 은평서에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말다툼을 확인해 두 사람을 분리하고 B 씨를 순찰차로 귀가시켰다.
2차 신고 이후 약 일주일 뒤에는 남대문경찰서에 A 씨가 쫓아온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됐다. 남대문서는 앞선 신고 이력 등을 고려해 사건을 접수하고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A 씨에게는 서면경고와 B 씨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B 씨에게는 스마트워치가 지급됐다.
그러나 A 씨는 지난 7월 18일 B 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요구하며 주거지까지 따라 들어가는 등 잠정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 씨의 스마트워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 씨를 체포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같은 달 20일 A 씨에 대해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절도·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사가 반려했다. 경찰은 당초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었지만 검사와 협의 끝에 폭행 혐의 등으로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B 씨와의 격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치소 유치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등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A 씨는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 남부구치소에 유치됐다. 석방 이후 이어진 전자발찌 부착은 지난달 22일 끝났다.
B 씨에게는 지난 7월 사건 직후 5일간, A 씨의 석방 당시 3일간 임시숙소가 제공됐다. 경찰은 석방 전날 B 씨를 만나 안전조치를 권유했다고 한다.
경찰은 관계성 범죄 전수점검 대상에 포함된 B 씨를 A등급으로 관리하며 27차례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전자발찌 부착 종료 일주일 전에도 전화해 안전 여부와 추가로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물었다"며 "27차례 모니터링하면서 특별한 사건이나 혐의점이 없었고 신변 위협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추가 조치 없이 전자장치 부착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약 2주 만에 B 씨가 A 씨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 씨가 A 씨의 집을 찾게 된 경위를 확인 중이다. 다만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이날 오후 의식을 일부 회복했지만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워 대면조사를 받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폐쇄회로(CC)TV, 차량 블랙박스 영상 분석 등을 통해 두 사람의 동선과 범행 시간대를 확인하고 있다. A 씨의 건강 상태와 조사 진행 상황을 살펴 구속영장 신청 시점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