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전 검찰총장 “공소취소 특검…위헌·위법한 정치 행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6일, AM 10:13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이른바 더불어민주당의 ‘조작수사·조작기소 특검’ 추진을 두고 “상식을 벗어난 위헌·위법적 정치 행위가 사법 정의를 파괴할 수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특검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한 사람이라도 법 위에 있으면 민주공화국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024년 9월 1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45대 검찰총장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024년 9월 1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45대 검찰총장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 전 총장은 6일 입장문을 내고 “헌법과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작금의 현실에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더는 침묵할 수 없어 비통한 심정으로 말씀드리니 귀 기울여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소취소 위한 특검…수사·기소 분리 원칙도 예외”

그는 이번 특검법이 추진되는 목적부터 문제 삼았다. 이 전 총장은 “모든 정치 행위에는 목적이 있다. 그냥 한번 해보는 정치 행위는 없다”며 “이번 특검법은 법률 명칭부터 ‘조작수사, 조작기소’라 못 박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천문학적 부동산 투기 세력인 대장동·백현동·위례 불법 개발사업 일당과 불법 대북송금 피고인들의 번복된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검사들을 ‘조작수사, 조작기소’로 단정지었다”며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도 ‘조작수사, 조작기소’라는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검 도입이 궁극적으로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 전 총장은 “우리 국민들 모두는 이 특검을 하는 목적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특검을 한다고 해 진실이 바뀌지 않는다. 있는 죄가 없어지지도 줄어들지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의 일방적 결과에 따라 공소취소의 길을 열려고 하겠지만 이에 따를 검사는 없을 것이며 공소취소가 되지도 않는다”며 “상식을 벗어난 위헌·위법적 정치 행위가 사법 정의를 파괴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히려 더 큰 사법적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져 얼마 못 가 진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의 핵심 원칙으로 내세운 수사·기소 분리를 특검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전 총장은 “정부와 민주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을 형사사법의 철칙으로 삼고 민생에 직결되는 검사의 보완 수사권마저 전면 폐지해 검사에게는 손톱만큼의 수사권도 남겨두지 않았고 수사하는 사람이 기소까지 하게 되면 확증편향에 빠져 수사 대상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면서 아예 검찰을 폐지했다”며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하는 검찰을 무소불위의 권력이라고 비난하며 보완 수사권마저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공소취소를 위한 특검’을 도입하면서 그 특검에는 수사와 기소 권한을 통째로 부여한다”며 “민주당이 수사 대상을 정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만은 민주당의 ‘수사-기소 분리 원칙’의 예외”라고 꼬집었다.

특히 “심지어 폐지된 옛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권한을 소급 적용하기까지 한다. 나에게, 우리 편에게 유리한 형사사법 시스템을 창설한 것”이라며 “이렇게 모순되는 자가당착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민주당이 사법의 철칙으로 여기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도 온데간데 없다”고 비판했다.

◇“확정·재판 중 사건 재수사…사법권 독립·평등 원칙 침해”

특검 수사 대상에 이미 확정판결이 내려졌거나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들이 포함된 점에 대해서는 사법권 독립과 권력분립 원칙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장은 “특검의 수사 대상은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불법 대북송금’ 사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어 계류 중인 ‘공직선거법위반’ 사건, 항소심까지 유죄 판결되어 대법원에 계류 중인 김용 부원장의 ‘불법자금수수’ 사건, 1심과 2심 재판이 계류 중인 전직·현직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사건”이라고 짚었다.

이어 “사법권은 독립된 사법부에 속하며 행정권에 속하는 수사기관, 그것도 재판 절차가 일시 중지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임시조직인 특검이 확정됐거나 재판 중인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어 사법부에 앞서 먼저 판단하는 것은 사법권의 본질인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상 권력분립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위헌 입법, 위헌 법률이자 위헌 특검”라고 규정했다.

특검 도입이 헌법상 평등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전 총장은 “한 사람이라도 법 위에 있으면 민주공화국은 무너진다”며 “헌법 제11조 제2항은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과 공소청에는 억울함을 주장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고 일반 국민들이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소위 ‘조작’이라고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그때마다 특검을 만들어 수사를 해주지는 않는다”며 “특검법은 대통령과 그 측근들만은 예외로 해 재판을 받지 않고 공소취소로 가는 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회적 특수계급을 따로 만들고 인정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하며 누구도 자신의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일반 국민과 특검 수사 대상자에게 서로 다른 형사사법 절차를 적용하는 것 역시 위헌이라는 지적이다.

이 전 총장은 “형사사법 절차는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일반 국민에게는 경찰이 수사하고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반면 특검의 수사 대상자에게는 본질적으로 검사인 특검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하도록 하고 증거능력까지 인정받도록 한 것은 그 수사 대상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확정된 재판을 번복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다면 재심절차를 거치면 된다”며 “대통령에 대한 재판 절차가 중단된 상황에서 그에 관한 특검 수사를 다시 진행한다는 것은 사법절차가 거꾸로 진행되어 물구나무서는 것”라고 비판했다.

그는 “위헌·위법한 특검은 그만둬야 한다. 사법의 문제는 사법에 맡겨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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