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사법리스크·위헌법률…검사들 "특검 못 간다" 세 가지 이유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6일, PM 06:20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조작기소 특검법 본회의 상정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6.11.5 © 뉴스1 신웅수 기자

'조작기소 특검법'에 현직 검사를 최대 20명 파견하는 조항이 담기면서 공소청이 들썩이고 있다. 수사·기소 분리를 내세워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검사에게 수사를 맡기는 데다, 동료 검사의 과거 수사·기소를 파헤치는 '친정 수사'를 요구하는 꼴이어서다.

국회는 6일 오후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했다.

특검팀은 특별검사 1명, 특검보 8명, 파견검사 20명,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공무원 210명 등 최대 309명 규모로 꾸려진다. 특별검사는 공소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중대범죄수사청,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 검사와 수사관 등의 파견을 요청할 수 있다.

문제는 수사의 '허리'를 맡을 파견검사 확보다. 특검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을 포함해 옛 검찰의 수사·기소권 남용 의혹을 핵심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한솥밥을 먹던 동료 검사에 칼을 겨눠야 하는 만큼, 공소청 내에선 역대 어느 특검보다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검 파견에 대한 검사들의 우려는 크게 △이해충돌 △사법리스크 △위헌·위법 수사 세 갈래다. 검사가 검사를 수사하면 이해충돌과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고, 거꾸로 수사 대상이 되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단 걱정이 많다. 특검법을 둘러싼 위헌·위법 논란도 걸림돌이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원회 회의에서 "(특검 수사는) 검찰권 오남용 규명을 목적으로 하는데 검사가 파견 가서 수사한다는 것 자체가 공정성 논란이 있다"며 검사를 파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일선 공소청의 인력 사정도 빠듯하다. 지난달 7일 기준 전국 검사 현원은 1922명으로 법정 정원(2292명)의 약 84% 수준이다. 공판검사 상당수가 송치사건 처리와 공판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수사 경험을 갖춘 중견 검사들이 특검으로 빠져나가면 남은 검사들의 사건 처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재경지검의 한 차장급 검사는 "(파견검사) 20명도 타격이 엄청나다. 지금 없는 인력을 짜내가며 일을 하고 있다"며 "수사·기소 분리 이후 검사들의 업무가 삼중 사중으로 늘어서 검사들이 '죽겠다'고 하는데 (특검에) 차출할 여력이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최대 이유는 '사법리스크'다. 재경공소청의 한 평검사는 "조작기소 특검은 누가 봐도 정치적 수사"라며 "(정권이 바뀌면) 무조건 수사 대상이 될 텐데, 누가 사지(死地)로 가겠나"고 손사래 쳤다. 다른 부장검사도 "친정에 칼을 겨누는 수사에 자원할 검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수도권 공소청의 한 차장검사도 "(과거 검찰이) 정치적으로 수사를 했기 때문에 특검 대상이 된 것 아니냐"면서 "(조작기소 특검에) 불려 나가는 검사도 결국 다시 법왜곡죄로 수사를 받든, 또 다른 특검의 수사 대상이 당연히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서 공소청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2026.10.2 © 뉴스1 최지환 기자

특검법을 둘러싼 '위헌·위법' 논란도 파견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10월2일 수사·기소 분리에 따른 법 개정으로 효력을 잃은 구(舊) 형사소송법을 준용해 검사의 수사권을 되살리는 특례는 민주당이 주창해 온 수사·기소 분리 원칙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을 무소불위 권력이라고 비난하며 보완수사권마저 없애놓고, '공소취소를 위한 특검'을 도입하면서 그 특검에는 수사·기소 권한을 통째로 부여했다"고 지적하면서 조작기소 특검법을 '위헌 법률·위헌 입법'으로 규정했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의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 수사를 위하여 이미 효력을 잃은 구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위헌·위법 문제를 일으킨다"며 조작기소 특검법을 처리하지 말고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 협조자에 대한 '필요적 형 감면' 조항도 논란거리다. 특검법안 제26조는 다른 사람의 범죄 규명에 협조하고 법정 요건을 충족하면 형을 반드시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했다. 시행 당시 수사·재판 중인 사건에도 적용돼 형 감면을 노린 진술 번복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법조계는 이 밖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본인 관련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이해충돌·위인설법 논란 △'쪼개기 기소'를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데 따른 '표적수사' 우려 △ 수사 과정의 언론브리핑을 허용한 데 따른 '피의사실 공표' 우려 등을 제기하고 있다.

법학박사 출신인 조광훈 서울동부지방공소청 조사과장은 민주당이 특검법을 당론 채택했던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작금의 형사사법제도를 보노라면 법학을 전공하고 법을 다루고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울화통이 터져 환장할 지경"이라며 "법치주의를 다시 부관참시라도 하려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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