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6.11.6 © 뉴스1 신웅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이 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조계에서는 사법권의 본질인 재판 독립 침해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추진한 민주당이 스스로 그 원칙을 깼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은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날(5일)부터 약 24시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종결시키고 '공소 취소 조항'을 삭제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 국가기관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조작기소 특검은 이재명 정부 들어 가동되는 7번째 특검이 됐다. 지난해 출범한 3대 특검인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을 시작으로 관봉권·쿠팡 상설특검, 2차 종합특검, 선거관리위원회특검이 출범했다. 이 중 지난 9월 7일 출범한 선관위 특검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기소 분리해 놓고 특검만 예외…법조계 "헌법의 평등·공정 원칙 깨"
법조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자신이 관련된 조작기소 사건을 수사할 특검을 셀프 임명하는 구조와 여권발 사법개혁으로 분리된 수사·기소 권한을 특검에만 몰아주는 것이 모순이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뉴스1이 입수한 조작기소 특검법안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법안 심사 자료에는 "10월 2일 형사사법절차 개편이 이뤄졌음에도 제정안은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된 사항이 반영돼 있지 않아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도 △이의신청 규정의 부재 △공소유지 변호사 도입 △수사과정 언론브리핑에 따른 피의사실 공표 등이 위헌 요소가 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담겼다.
일부 조항의 뜻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자료에서 법원행정처는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을 규정한 조작기소 특검법안 제2조 제1항 제2호에 기재된 "야당 대표 제거 등 목적 달성을 위해 통상의 경우와 달리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검찰 인력을 집중 동원 하여 검찰행정권을 남용하거나 하게 하였다는 범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제거 등'이라는 부분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검사의 수사권이 없어졌는데 특검에선 여권이 유리할대로 수사·기소 모두 가능하게 운용한 것"이라며 "엿장수 마음대로 하겠다는 말인데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리해서 폐지된 법의 권한을 현직 검사가 행사하게 만드는 게 법체계상 타당하냐"며 "지난 정부의 과오를 제대로 잡기 위함이라고 하더라도, 형소법 개정 이후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는 체계가 논리 정합적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등 변호사 단체들은 이와 관련해 "이는 사실상 사설 특검을 만드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과 공정의 원칙에도 반하는 처사"라고 했다.
검찰청 폐지 등 민주당발 검찰개혁에 아쉬움을 표했던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좀 더 숙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라며 "과연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상당히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파견 검사 수사권 관련해선 이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만들 때 특검, 특검보와 파견 검사는 종전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른 수사권을 갖는다고 규정했다"고 반박했다.
'공소취소 특검법' 되나…민주당 의원들 "공소취소 조항 뺐다" 반박
실제로 특검 수사가 시작돼 이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조작기소' 결론이 나온다면 공소청 단계에서 공소취소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야당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이 아닌 '공소 취소 특검법'이라고 강변해 온 배경이다.
특검법 수정안에 따른 전체 수사 대상 사건은 총 12건으로, 이중 절반이 이 대통령 사건이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으로는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비리 △대장동·백현동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김진성 씨 위증교사 총 6건이 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사법권은 독립된 사법부에 속한다"며 "행정권에 속하는 수사기관, 그것도 재판 절차가 일시 중지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임시조직인 특검이 확정되었거나 재판 중인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어 사법부에 앞서 먼저 판단하는 것은 사법권의 본질인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수사·기소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이 이해충돌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검법에 따르면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특검 후보를 각 1명씩 추천하고 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 같은 비판 의견에 대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진상규명의 취지가 흐려지지 않도록 수정안은 공소 취소 관련 조항뿐 아니라 기존 사건의 이첩 요구권까지 모두 삭제했다"며 "특검은 기존 재판에 개입하는 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진술 회유와 증거 왜곡 등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밝히자는 것"이라고 했다.
서영교 법사위 위원장도 "윤석열 정권 국가기관의 권한 오남용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를 추가하고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을 조정했다"며 법안 통과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realkw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