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또 승소.."후지코시 8천만원 배상" 판결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7일, AM 10:08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019년 배상 판결을 받았던 강제동원 피해자 김옥순 할머니. 뉴스1
2019년 배상 판결을 받았던 강제동원 피해자 김옥순 할머니. 뉴스1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2부(곽형섭 전서영 양형권 부장판사)는 고 서모 씨가 일본 기계 공구·부품 회사인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최근 1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후지코시가 서씨 측에 8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다.

서씨는 만 12세이던 1945년 3∼8월 후지코시에 강제 동원돼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속으로 비행기 부속품을 만드는 일을 했다. 그는 2020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가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인 2024년 5월 사망했다. 소송은 자녀가 수계했다.

후지코시 측은 국내 법원에 이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없으며 서씨 손해배상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11월 1심은 이런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서씨 측 손을 들어줬다.재판부는 후지코시가 일본 법인이나 서씨가 대한민국 민법에 근거해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점, 사안의 내용이 한국의 역사와 정치적 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국내 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강제 동원 등 불법적 관계에서 발생한 청구권까지 제한하진 않는다는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인용돼 서씨 청구권도 인정했다.

1심은 “망인은 어린 나이에 장차 일본에서 처하게 될 노동환경이나 하게 될 노동의 구체적 내용, 받게 될 처우 등에 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일본국 정부와 후지코시의 조직적 기망으로 근로정신대에 지원해 노동에 종사했다”며 “후지코시는 망인의 자유를 현저히 억압한 채 강제노동에 종사하게 했고, 이는 당시 일본국 정부의 한반도와 한국인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 지배 및 침략전쟁 수행과 직결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후지코시 측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1심과 2심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해 다시 살펴봐도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며 판결을 유지했다.

후지코시는 1928년 설립된 기계 부품 제조사로 전쟁 시기 조선여자근로정신대를 가장 많이 강제동원한 것으로 알려진 전범 기업이다. 2019년에도 강제동원 피해자 5명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승소해 1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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