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지방 출장, 알고 보니 30분 거리서 두 집 살림[양친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8일, AM 06:31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결혼을 준비하던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저희는 서둘러 혼인신고부터 했습니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던 남편은 결혼을 앞두고 사업 자금이 부족하다며 당분간 지방 출장이 잦을 거라고 했습니다.

(이미지= 챗 GPT)
(이미지= 챗 GPT)
결혼생활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남편은 일주일에 한두 번만 집에 들어왔고, 임신 중 병원에 가는 일부터 출산 준비까지 대부분 저 혼자 감당해야 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남편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출장이 없는 날에도 거래처 사람들과 약속이 있다며 집을 비웠고, 아이가 아파 응급실에 간 날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차에서 여성용 화장품과 아이 장난감을 발견했습니다. 남편에게 물었지만 거래처 직원의 물건이라며 오히려 저를 의심이 많은 사람으로 몰아세웠습니다.

남편의 이중생활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아이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갔다가 낯익은 얼굴을 마주쳤습니다. 시어머니였습니다. 시어머니 옆에는 젊은 여성이 있었고, 그 품에는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가 안겨 있었습니다. 저를 본 시어머니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이상한 마음에 알아보니 그 여성은 남편의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이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남편이 그 여성과 따로 살림을 차리고 아이까지 낳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지방 출장을 간다면서 실제로는 차로 30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서 그 여성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이중생활도 충격적이지만, 시댁 식구들까지 저를 속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견디기 어렵습니다. 남편은 이혼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남편은 이혼하지 않겠다는데요. 아내 혼자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법에서 정한 이혼 사유가 있다면 재판을 통해 이혼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40조는 배우자의 부정행위, 악의적인 유기,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등을 재판상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연자의 남편은 단순한 외도를 넘어 다른 여성과 살림을 차리고 아이까지 낳았습니다. 아내와 자녀를 사실상 방치한 채 오랫동안 이중생활을 이어온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이 입증된다면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물론 혼인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도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남편과 아이까지 낳은 상간녀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상대 여성이 남편의 혼인 사실을 알면서 부정행위를 했다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반드시 이혼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제3자가 부부의 공동생활을 부당하게 침해해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사연처럼 장기간 이중생활을 이어오고 혼외자까지 출생했다면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등이 위자료를 산정할 때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시어머니도 남편의 이중생활을 알고 있었습니다. 시어머니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시어머니가 아들의 외도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외도를 알고 있었는지가 아니라 혼인관계를 침해하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는지 여부입니다.

예를 들어 시어머니가 아들의 이중생활을 유지하도록 적극적으로 돕거나, 며느리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꾸며내는 등 위법한 행위에 가담했다면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반면 아들의 외도를 알고도 며느리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시어머니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려면 실제로 이중생활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남편이나 상간녀에 대한 청구보다 책임을 입증하기가 까다로운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어린아이를 혼자 키우는 사연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혼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를 확보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부부는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으며, 미성년 자녀에 대해서는 부모 모두 부양 책임을 집니다. 남편이 집을 나가 다른 여성과 살고 있다고 해서 기존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혼소송이나 조정 절차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경우 가정법원에 사전처분을 신청해 임시 양육자 지정이나 양육비 지급 등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혼할 때는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 양육비도 함께 정하게 됩니다. 법원은 자녀의 나이와 부모의 양육 환경, 지금까지 누가 주로 돌봐왔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판단합니다.

사연자가 임신과 출산, 육아를 사실상 혼자 책임져 왔다는 점은 양육자를 결정할 때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양육비는 부모 양측의 소득과 자녀의 양육에 필요한 비용 등을 고려해 정해집니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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