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소 봉쇄 시위의 자진 철수·철거 기한 마지막 날인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참가자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6.11.5 © 뉴스1 이종수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약 5개월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돼 있던 투표지가 반출되면서 그간 공원을 메웠던 집회도 해산 수순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올림픽공원에 모였던 이들은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다른 집회로 흩어지고 있고 천막과 텐트는 대부분 철거됐다. 공연장 일대도 정상화 수순을 밟으면서 시민들은 콘서트를 관람하고 산책을 즐기는 등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집회 참가자는 여전히 공원에 남으면서 당분간 후유증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공 떠나 도심 집회로 합류…'자진 철거'에도 일부 텐트는 남아
뉴스1이 지난 6일 찾은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문 앞마다 즐비했던 텐트와 천막은 대부분 정리됐다. 다만 집회가 열렸던 1-3 출입문 일대 잔디밭을 비롯한 경기장 주변에는 아직 일부 천막이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었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공단)은 지난 5일까지 설치물을 자진 철거하라고 안내했지만 일부 천막이 남아 있자 오는 12일까지로 기한을 연장했다.
공단은 경기장 곳곳에 계고장을 붙이고 "기한 내 (철거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필요한 법적 조치를 검토·진행할 수 있다"며 "철거·보관 등에 소요된 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다만 공단 관계자는 "연장한 기한이 경과해도 추후 다시 계도기간을 둘지 바로 강제절차를 집행할 수 있을지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는 공단이 안내했던 최초 자진 철거 기한인 5일을 올림픽공원 집회의 마지막 날로 삼고 앞으로 모일 곳을 묻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투표함이 올림픽공원에서 반출된 만큼 청와대나 선관위 특검 사무실 앞, 주말 행진 등 도심 곳곳에서 모이는 식으로 집회 방식을 바꾸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한 참가자는 "이번 주는 서울에 못 올라가서 근처 수원 집회라도 가려 한다"며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 포스터를 게시했다. 한때 부정선거 의혹 규명과 재선거를 요구한 참가자들은 현 정부를 비판하는 전국 곳곳 집회로 흩어져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림픽공원에 여전히 남겠다는 참가자들도 보였다. 이날 오후 6시쯤 찾은 1-3 출입문 앞에서는 집회 참가자 60여 명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태극기를 휘둘렀다. 인근 천막에는 공단의 계고장이 붙어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 등 집기를 가득 쌓아둔 채 자리를 지켰다.
개표소 봉쇄 시위의 자진 철수·철거 기한이 12일까지로 연장된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철수를 촉구하는 계고장이 설치돼 있다.2026.11.06.© 뉴스1 신은빈 기자
"소음과 쓰레기에 힘들었는데"…공원 되찾은 시민들 반색
시민들은 올림픽공원이 원래의 모습을 차츰 회복하자 대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간 집회로 인파가 몰리면서 공원을 이용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소음과 쓰레기 등 문제도 컸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정 모 씨(78·여)는 "공원에 거의 매일 산책을 오는 편인데 그동안 집회 소리가 시끄럽고 사람들로 붐벼서 다른 길로 항상 둘러 다녔다"며 "천막과 피켓이 보기 흉하기도 하고 쓰레기도 많아서 언제 치워지나 했는데 요즘은 좀 잦아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원 옆 한국체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 김 모 씨(21·여)는 "등하굣길에 올림픽공원을 항상 지나야 하는데 집회 참가자들이 확성기를 들고 소리치거나 싸우는 일이 잦아서 고충이 있었다"며 "현역 선수로 뛰는 친구들은 경기장을 못 써서 더 불편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투표함이 빠지고 경기장이 정상화되면서 공연도 예정대로 개최되고 있다. 6일부터 8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콘서트가 열린다.
공연 첫날 오후 경기장 앞에는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한때 재선거를 요구하는 피켓과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었던 매표소 외부도 깔끔하게 청소돼 있었다.
광주에서 온 관람객 이 모 씨(29·여)는 "10월 엑소 멤버인 도경수의 콘서트가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기에 근처에 숙소까지 잡았는데 집회로 공연 장소가 바뀌면서 숙소를 전부 취소한 적이 있었다"며 "이번 콘서트는 그대로 열려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개표소 봉쇄 시위의 자진 철수·철거 기한이 12일까지로 연장된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참가자들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2026.11.06.© 뉴스1 신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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