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죄 부르는 스토킹·교제폭력…"가해자 격리·감시체계 강화 시급"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8일, AM 09:00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스토킹·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가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고위험 가해자에 대한 격리·감시 조치를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형사사법 국책연구기관의 정책 제언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지난 3일 발간한 '관계성 범죄 문제실태와 정부종합대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고위험 가해자에 대한 격리·감시를 강화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위험 신호가 나타나면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한균 선임연구위원은 관계성 범죄가 반복 피해와 보복범죄 위험이 높고 살인 등 중대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후 처벌보다 조기 개입과 위험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행 위험성 평가와 피해자 보호조치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하기보다 가해자의 객관적인 위험 요인을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위험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스마트워치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만으로는 범죄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자의 긴급 신고에 의존하는 사후 대응보다 가해자의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고 격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토킹 신고나 접근금지 조치에도 살인으로 이어진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 5일 서울 은평구에서는 스토킹 피해를 네 차례 신고한 70대 여성이 전 연인에게 살해됐다. 가해 남성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기간이 종료된 지 약 2주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에서도 스토킹 혐의로 접근금지 조치를 받은 남성이 전 연인을 살해했다.

이에 보고서는 가해자 감시를 예외가 아닌 원칙으로 전환해 전자발찌 부착을 확대하고, 접근금지와 유치장 유치 등 격리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행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인 전자장치 부착을 가정폭력범죄 등 다른 관계성 범죄에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복 신고나 수사 불응, 연락 두절 등 위험 신호가 나타나면 즉시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대응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 2023년 스토킹처벌법에서 반의사불벌 규정이 삭제됐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이유로 경찰의 보호조치가 소극적으로 이뤄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계성 범죄에 대해서는 피해자 보호를 우선하도록 반의사불벌 규정을 배제하는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관계성 범죄를 통합적으로 규율하는 '관계성 범죄 처벌과 피해자 보호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특별법에는 △관계성 범죄의 법적 개념 명문화와 반의사불벌 규정 정비 △접근금지 범위 확대 △전자장치 부착·유치 등 잠정조치 강화 △피해자보호명령 신속화 등을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도 지난 3일 관계성 범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교제 관계에서 발생하는 관계강요, 위치추적, 디지털통제 등 지배·통제 행위 9개 유형을 스토킹행위에 추가하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폭행·상해 이전 단계에서도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관계성 범죄 대응 방안과 관련해 원의림 법무법인 의림 변호사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는 데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행 제도가 피해자의 불안감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반복 신고가 접수되는 사건에는 강제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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