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차 수사에 무죄 잇따르는데…내란특수본 '마른걸레 짜기' 수사 되나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8일, AM 09:00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한 달을 맞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에서 현판이 걸려 있다. 2026.11.2 © 뉴스1 김민지 기자

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이 12·3 비상계엄 잔여 사건을 맡을 내란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수사가 '마른걸레 짜기' 식에 그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검·경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내란특검과 종합특검까지 샅샅이 훑은 사건들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만큼 새 혐의나 증거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최근 특검들이 기소한 일부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고 있고 종합특검은 재판마다 부실한 공소장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란특검과 종합특검이 수사 기간 안에 뾰족한 결론을 내지 못한 사건을 넘겨받는 내란 특수본이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과 경찰은 함께 내란 특수본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수본 본부장을 누가 맡을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수청과 경찰이 각각 1명씩 본부장을 정하고 2본부장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내란 특수본은 2차 종합특검이 경찰에 넘겼던 미처리 사건들뿐만 아니라 사건 전반을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내란 관련 수사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과 종합특검, 경찰, 검찰 특수본, 공수처 등 사실상 모든 수사기관을 통해 이미 22개월간 고강도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50여명이 기소됐고 내란에 관여한 경찰·군·검찰 등 국가기관 전반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다.

2차 종합특검팀도 3대 특검팀이 결론을 내지 못한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가동됐지만, 수사가 맹탕으로 끝난 바 있다. 현재도 경찰은 2차 종합특검이 8월 수사를 마치면서 넘긴 미처리 사건 46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뿐만 아니라 가담자에 대한 징계 절차도 이뤄졌다. 정부는 12·3 비상계엄 당시 공직자들의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하겠다며 헌법존중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켰고, 110건의 수사의뢰, 89건의 징계요구 등을 마쳤다.

이미 장기간 여러 조직을 통해 내란 사건을 들여다본 만큼, 새로운 수사 조직인 특수본까지 만드는 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남아 있는 의혹에 대한 수사는 이뤄져야 하지만, 이미 미처리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경찰이 하면 될 일이란 것이다.

게다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중수청이 출범하고 검찰청이 해체되면서 형사사법체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무리하게 내란 특수본까지 구성하는 데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단 비판이 나온다. 국정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내란 잔존 세력을 수사하겠다'며 강성 지지층에게 호소하려는 전략이란 것이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혐의를 밝히기 위해서라기 보단, 내란 정국의 흐름을 놓기가 싫으니 계속 수사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며 "종합특검을 가동할 때도 '재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는데 결국 새로운 걸 많이 밝히지 못하고 끝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민만기 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2차 종합특검도 마친 상태에서 또 수사할 게 남아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여권이 무리하게 내란을 우려먹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내란 관련 사건들의 재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사건에서 무죄가 잇달아 나오는 것도 특수본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열린 이른바 '햄버거 회동'에 참석한 전직 군인들은 지난달 30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국헌 문란 목적을 알지 못한 채 계엄에 가담했다면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법원은 같은 날 '김건희 로저비비에 청탁'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최장기간 수사했던 2차 종합특검팀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장 내용이 부실하단 지적을 받으면서, 혐의 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2차 종합특검 재판 과정에서도 많은 잡음이 있는 데다가 현 정권의 기조가 수사 기관의 권한 남용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데, 반복되는 수사가 그런 기조와는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며 "2차 종합특검까지 했는데 기존에 확인되지 않은 내란 관련 사안이 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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