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56주기에도…10명 중 8명 "노동법 사각지대 여전"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8일, PM 12:00

전태일 열사 55주기인 13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 전 열사 동상 앞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2025.11.13 © 뉴스1 안은나 기자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부르짖었던 전태일 열사의 56주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문가와 근로자 10명 중 8명 이상은 노동법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10월 한 달간 노무사·변호사·활동가 등 소속 스태프 102명을 설문해 이날 발표한 '근로기준법 리모델링, 내가 원하는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응답자의 80.4%가 "지금도 근로기준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이 기본적인 노동조건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응답은 무려 86.3%로 나타났다.

'5인 미만 사업장·초단기간·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등 법 적용에서 제외되거나 보호가 제한된 사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96.1%에 달했다.

특히 '법 적용 사각지대 노동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항목에서는 응답자의 78.4%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이 고용 형태와 일하는 방식의 다양화, 디지털 기술의 발전 등 변화한 노동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90.2%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과 권리구제가 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87.3%였다.

이를 바탕으로 스태프들이 전태일 열사의 입장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에 매긴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49.9점으로 절반을 밑돌았다.

스태프들은 노동 현장에서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 법이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점을 꼽았다.

'사업장 규모·근로시간·계약형태에 따른 법 적용의 제외·제한'을 꼽은 응답자가 69.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쪼개기 계약, 위장 프리랜서 등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하려는 사업주 행위'(52%), '법 위반에 대한 처벌과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 부족'(35.3%)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노동정책 평가와 관련해서는 현 정부가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98%에 달했다.

직장갑질119는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특별법)이 근로시간 규제 완화와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 연장, 파견 허용 업무 확대 등의 노동특례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은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친 지 5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초광역특구법을 철회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한편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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