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헬스장을 운영하는 트레이너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고 있다. 트레이너 커뮤니티에서는 “코로나 때보다 지금이 심각하다”, “예전엔 다이어트하면 운동이었는데 요즘은 바로 위고비·마운자로다”라는 등의 푸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사와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사진=연합뉴스)
헬스장은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늘었다. 2015년 초 7400여곳이던 헬스장은 지난달 말 1만6972곳으로 두 배 넘게 불었다. 코로나19 이후 운동 수요가 몰리며 2022년에는 한 해에만 2102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신규 개업은 2022년을 정점으로 3년 연속 줄었고 올해 들어 감소 폭이 커졌다. 올해 1~10월 신규 개업은 1027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68곳)보다 25% 감소했다. 지난해 7월 헬스장 이용료 소득공제 시행과 맞물려 신규 신고가 일시적으로 몰렸던 점(7월 255곳)을 감안해 7월을 빼고 비교해도 올해 신규 개업은 18% 줄었다. 1~10월 순증(신규-폐업)은 317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68곳)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증가세가 사실상 멈춘 셈이다.
신규 감소는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서울의 1~10월 신규 헬스장은 414곳에서 236곳으로 43%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다. 인천(88곳→56곳, -36%)과 경기(408곳→302곳, -26%)도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를 뺀 나머지 11개 시도의 신규 개업은 321곳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임대료 등 수도권 상권 사정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같은 기간 서울의 태권도장 등 체육도장 신규 개업은 113곳에서 117곳으로 오히려 늘었다.
◇ 마운자로, 러닝족 등장...2022년 ‘헬스붐’ 꺾였나
업계에서는 “대형만 미어터지고 어중간한 곳은 다 죽는다”는 말이 나온다. 신고 면적 기준으로 나눠보면 100~200평 중형 헬스장의 1~10월 신규율(기존 중형 헬스장 대비 신규 헬스장)은 지난해 6.9%에서 올해 3.8%로 반토막 났고, 폐업률은 2.1%에서 3.4%로 뛰었다. 순증률은 0.4%로 규모별 가운데 가장 낮았다. 50평 미만 소형 헬스장은 폐업률이 5.3%로 가장 높았다.
출혈 경쟁도 심해졌다. 한 헬스장 관장은 커뮤니티에 “주변에서 다 회원권 가격을 내려 우리도 따라가고 있는데, 이러면 서로 다 죽는다”고 썼다. 또 다른 관장은 “대형 센터가 해외 기구에 싼 가격까지 내세우니 20~30대 회원 100명가량이 그쪽으로 빠졌다”고 했다. 아파트 단지 내 피트니스 시설 확대와 러닝 열풍도 동네 헬스장 수요를 잠식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024년 10월 위고비, 2025년 8월 마운자로가 잇따라 출시됐다. 헬스장 신규 개업 감소가 가팔라진 시기와 겹친다. 이밖에 ‘러닝붐’이 일면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야외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동네 헬스장에는 악재로 꼽힌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함께 달리는 러닝크루 문화가 퍼지면서, 헬스장이 맡아온 ‘운동하는 공간’이자 ‘사람을 만나는 공간’의 역할 일부를 러닝이 가져갔다는 것이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헬스장 전성시대’가 저물고, 시장이 양적 팽창에서 구조조정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비만치료제와 러닝 열풍 등 운동과 체중 관리의 선택지는 다양해진 반면, 헬스장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