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의 로키]김종철 경찰청장 후보자의 눈에 띄는 이력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8일, PM 01:29

신임 경찰청장 후보자로 내정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 임명제청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26.11.6 © 뉴스1 김민지 기자

김종철 경찰청장 후보자(56·간부후보 45기)의 이력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2021년 7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파견된 경력이다. 당시 문 정부의 임기는 10개월 정도 남아 있었다. 정권 말기였던 셈이다. 정권 말기에는 파견을 주저하기 마련이다. 만에 하나 정권이 교체되면 '전 정권 사람'으로 인식돼 승진 인사에서 누락될 수 있어서다. 경찰 한 간부는 "다들 꺼리고 있었는데 김 후보자가 파견을 간다고 해서 놀라는 분위기였다"며 "김 후보자가 총대를 메는 듯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 정권 교체가 이뤄졌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다. 파견 당시 경무관이었던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2022년 5월~2025년 4월) 동안 승진하지 못했다.

그러나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고,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6월 출범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의 출범 직후 국정기획위원회에 파견됐다. 국정기획위는 인수위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임 조지호 경찰청장도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에 파견됐었다. 조 전 청장은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으로 파면됐지만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경찰청장을 지냈다.

알 만한 경찰관들은 김 후보자가 이재명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지난 9월에는 경찰 서열 두 번째 계급인 치안정감으로 영전한 뒤 경찰청 차장을 맡아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수행했다.

언론은 "김 차장은 유력한 경찰청장 후보"라고 보도했다. 조지호 전 청장이 비상계엄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체포된 후 경찰청장 자리는 1년 11개월째 공석이다. 김 후보자가 청장이 된다면 이재명 정부의 초대 경찰총수가 된다.

정권에 가까운 인사라고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는 청장감'이라는 게 경찰 내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직원들을 온화하게 대하는 한편 필요한 업무는 분명하게 추진한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 평이다. 정보와 외사 등 전문 분야뿐 아니라 생활안전 등 민생 관련 부서에서도 두루 근무했고, 경찰대학에서 공안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해 치안 이론과 실무에 모두 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목할 것은 청장 후보자의 지명 시점(지난 6일)과 경력이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등 이른바 '검찰개혁법'이 지난달 2일 시행돼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권이 모두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이 검찰의 수사권을 넘겨받아 '중대 범죄'를 수사하지만, 중수청의 인력과 수사 여건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경찰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야말로 경찰의 책임 수사 체제가 본격화했다.

그런데 리더십과 별개로 김 후보자의 수사 전문성엔 의문부호가 달린다. 국가경찰 사무를 총괄하는 경찰청장이 꼭 수사통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의 수사 전문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경찰 내부에선 홍 본부장을 '교통 전문가'라고 평가한다.

리더는 큰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업무는 중간 관리자 등 실무 책임자가 맡으면 된다. 그렇다고 해도, 리더가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없다면 조직 장악에 한계가 따를 수 있다. 경찰의 책임 수사 체제를 고려하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경찰의 수사 독립성이다. 경찰은 2021년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후 부동산 투기 사건, 대장동 특혜 의혹, 비상계엄 사태 등을 수사하면서 수사 전문성을 키웠다. 관건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느냐다. 김 후보자는 자신이 파견돼 근무했던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인사들이 비리 의혹에 연루되더라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반부패 수사'를 할 수 있을까.

김 후보자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딸을 둘러싼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재수사하는 게 맞는다. 해당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정권의 '정적 제거'를 위한 수사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일부 있다. 김 후보자가 총대를 메고 지켜야 할 것은 경찰의 수사 독립성과 국민의 신뢰다. 김 후보자가 이 점을 명심할 것이라고 믿는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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