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눈' 초겨울 추위에도 마라톤 열기…"또 마라톤" 불만도 폭주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8일, PM 02:34

('제3회 자유민주 마라톤'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에 첫눈이 내린 초겨울 날씨에도 마라톤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러닝이 웰니스(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적극적으로 관리·실천하는 삶) 취미로 주목받으면서다.

건강을 챙기는 바람직한 취미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최근 주말마다 도심에서 열리는 마라톤 참가자들의 행렬에 가로막힌 시민들은 "또 마라톤이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서울에서 첫눈이 관측된 8일 오전 광화문 등 서울 도심은 마라톤 열기로 후끈거렸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시가 후원하는 '자주민주마라톤'이 개최됐다.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흥인지문에서 돌아 다시 서울광장으로 오는 코스에 따라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광화문 일대의 서울광장·종로·남대문로·을지로·청계천로 등 도로는 순차적으로 교통이 통제됐다.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통행이 통제된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 인근에서 발을 동동거리던 한 중년 남성은 마라톤을 뛰는 시민들을 향해 "너무하는 것 아니냐. 왜 이렇게 피해를 주는 것이냐"고 고함을 질렀다.

이 남성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출근인데 마라톤 때문에 지각하게 생겼다"며 "어쩌다 한 번 열리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자주 열어 시민들에게 피해를 줘도 되겠느냐"고 씩씩댔다.

광화문 일대 직장인 윤 모 씨(30대·여)도 "주말 당직 근무를 위해 출근하던 중 지각할 뻔해 당황스러웠다"며 "광화문에선 주말이면 매번 결혼식도 열리는데 신랑·신부는 물론 하객도 힘들었다는 사례를 종종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마라톤으로 인한 불편을 토로하는 글이 매주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광화문에서 올림픽공원까지, 상암에서 여의도까지 마라톤 대회가 열렸던 지난 1일 잠실의 한 도로변에 일회용 종이컵 등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불만을 토로했다.

잠실 주민이라는 해당 네티즌은 "매년 대회가 거듭될수록 점점 매너는 안 좋아짐을 느낀다"며 "아직 세대별 나이 드신 경비 아저씨들이 있는 아파트들이 많은데 나와 그 쓰레기 치우시고, 어르신들도 함께 마무리하셨다. 환경미화원들도 당연히 하셨지만 이게 무슨 난리"냐고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참가비를 받는 주최 측에서 쓰레기 수거 인력 등을 추가로 투입하고 대회 일정과 교통 통제 구간 등을 자세하게 안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가 곤혹스러웠다는 직장인 신 모 씨(28·여)는 "1시간 10분 거리가 1시간 30분으로 늘어났었다"며 "길을 다 통제해서 종로 가는 버스를 찾아보니 다 우회한다고 뜨고 길도 막혀서 불편했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교통 통제 정보를 따로 찾아볼 생각을 못 했는데 카카오맵 길 찾기 중 우회 경로가 떠서 그제야 알았다"며 "(마라톤이 열리는지는) 인스타그램에서 게시글로만 봤었다"고 했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을지로 일대에서 마라톤 대회 개최로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2026.11.1 © 뉴스1 이종수 기자

마라톤 정보 공유 플랫폼 '마라톤온라인'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해 열렸거나 열릴 예정인 마라톤 대회는 서울에서만 180개에 달한다. 2022년엔 72개 대회가 열렸고 이후 △2023년 100개 △2024년 120개 △2025년 154개 대회가 열려 매년 개최 대회 수가 늘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가 후원하는 마라톤 대회도 지난해 1개에서 올해 23개로 급증했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교통 통제가 이뤄진 횟수도 올해 30차례를 넘어섰다.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마라톤 관련 민원은 2719건으로, 이 중 교통 통제 관련 민원이 2266건(83.3%)을 차지했다.

시민 불만이 커지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불편에 사과하며 "내년 대회는 코스와 일정을 원점에서 다시 협의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서울경찰청 등과 '도심 마라톤 관리 협의체'를 구성하고 2027년 도심 마라톤 대회의 일정과 코스, 교통 우회 등 안전관리계획을 엄격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ite@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