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에 캡사이신, 온몸에 멍”…숨진 44개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8일, PM 10:00



[이데일리 남소연 기자] 온몸에 멍과 상처가 남아 있고, 혈액에서는 캡사이신까지 검출된 채 숨진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을 경찰이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7년 전 발생한 이 사건은 두 차례나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 종결됐는데, 이러한 결정이 적절했는지 따져달라는 부친의 수사심의 신청에 경찰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머리 부위 손상으로 사망한 A양(오른쪽)과 언니(사진=A양 부친 제공)
머리 부위 손상으로 사망한 A양(오른쪽)과 언니(사진=A양 부친 제공)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2019년 6월 28일 머리 부위 손상으로 숨진 여아 A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과거 경찰의 내사 종결 처분이 적절했는지 검토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3일 A양의 아버지인 B씨를 지난달 23일 면담 방식으로 조사했다. 이는 B씨가 지난 9월 경찰의 내사 종결 처분에 대한 수사심의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A양은 2019년 6월 머리 부위 손상으로 숨졌다. 당시 온몸에는 멍과 상처 등이 발견됐고, 혈액에서는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까지 검출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감정서에서 “사인과 직접 관련짓기는 어렵지만 상당량의 캡사이신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추정된다”며 “(숨진 A양이) 스스로 먹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 성북경찰서는 아동 학대 등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채 사망 당시와 올해 초 두 차례 내사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해당 사건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됐다.

특히 A양의 언니가 계모의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을 진술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추가 수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A양 언니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계모가 동생에게 핫소스 등 매운 소스를 먹였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당시 A양이 고통스러워하며 이를 싫어했다고도 전했다.

지난 9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경찰청 앞에서 7년 전 성북구에서 숨진 뒤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캡사이신이 검출된 44개월 아동 사망사건 유가족(아버지)이 충실한 수사 심의와 재수사 필요성 검토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9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경찰청 앞에서 7년 전 성북구에서 숨진 뒤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캡사이신이 검출된 44개월 아동 사망사건 유가족(아버지)이 충실한 수사 심의와 재수사 필요성 검토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경찰은 A양의 사망 원인을 두고 지적장애가 있는 A양이 스스로 머리를 부딪히는 등 자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캡사이신도 극미량만 검출돼 사망과의 연관성은 낮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A양의 혈액에서 캡사이신이 검출된 경위는 따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지난 9월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2019년 당시 부모를 포함해 주변인 30여명을 조사했고 CCTV 분석 등 다각도로 광범위하게 수사를 진행했으나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아동학대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아 검사의 지휘를 거쳐 내사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다시 진행된 입건 전 조사에서도 “2019년 당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를 확인할 수 없어 불입건 종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청은 사건 기록과 B씨 제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성북서의 처분이 적절했는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선 성북서가 A양과 함께 생활한 가사도우미와 어린이집 관계자 등을 조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 몸에 있던 상처 역시 학대가 아닌 자해로 생겼다는 목격자 진술 등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서울청은 A양의 부검 감정서를 전문 기관에 보내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은 심의 조사를 마친 뒤 해당 사건을 ‘여성·청소년 사건 전담 수사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소위원회는 여성·청소년·아동 범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구로, 사건을 검토한 뒤 본 수사심의위원회 회부할지 판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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