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나선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단지인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에서 지난달 8일 농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배추 수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로 송금하는 E-9 외국인 노동자 10명 중 8명(83.4%)은 송금 횟수가 1년에 12회 이상으로 사실상 매달 월급을 받을 때마다 돈을 보내고 있었다. 송금 규모를 보면 1년간 2000만원 넘게 보낸 이들은 13만 7145명(43.7%),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미만 송금한 이들은 13만 5519명(43.2%)에 달했다. E-9의 월평균 임금 대부분(68.9%)이 200만~3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급의 절반가량을 해외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구간별 해외 송금액의 최저액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은 연간 최소 4조 6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2000만원을 넘게 보내는 이들은 송금액 상한을 알 수 없어 사실상 이보다 더 많은 돈이 해외로 나가고 있는 셈이다.
E-9 비자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발급하는 취업 비자다. 1회 최장 4년 10개월 체류할 수 있고 가족 동반은 허용되지 않아 대부분 혼자 한국에 와서 일정 기간 일하고 돌아간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송금을 문제로 삼았다.
다른 체류자격과 비교했을 때 E-9의 해외 송금률이 가장 높은 건 가족을 본국에 두고 온 영향이 크다. 월급을 받아도 자신이 한국에서 쓸 최소 생활비를 제외하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송금하고 있다는 의미다. E-9이 가족·친인척과 함께 사는 비율은 2%에 불과해 전체 체류자격 중 가장 낮았다. 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이 높은 영주권자(81.6%)와 결혼이민자(97.6%)는 해외 송금률이 각각 19.4%, 28.2%에 그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송금 규모만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 기여 효과를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E-9 외국인 노동자는 광·제조업, 농업, 건설업 등 인력난이 심한 업종에서 일하며 현장 노동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건강보험도 납부하고 있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보기 어렵고 E-9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을 규제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소비하도록 하면 추가적인 소비 효과가 있겠지만 월급을 전부 해외로 송금한다고 해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내 노동자를 대체하거나 임금을 끌어내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국가 재정에 기여한다는 게 대부분의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사실상 우리 농업은 접어야 한다”며 “송금을 못 하게 한다면 애초에 우리나라에 일하러 오지 않을 것이고, 막으면 오히려 다른 경로로 보내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