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정인 정유진 기자] 최근 유튜브 업계에서는 ‘시니어 구독자’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7080세대의 유튜브 시청 시간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콘텐츠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면서다. 이같은 흐름을 악용해 노년층을 노리는 이른바 ‘숏폼 사기’도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중고거래 플랫폼에 '시니어 유튜브 채널'을 검색한 결과다. (사진=중고나라 사이트 갈무리)
다른 판매자들도 “막장 드라마나 절절한 사연을 다룬 콘텐츠는 조회수가 무난하게 나온다”며 “구독자의 90% 이상이 노인”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이 언급한 콘텐츠 상당수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짧은 드라마 영상들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계속해서 노인 시청자가 유입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노인층을 집중 겨냥하면서 채널 개설 약 10개월만에 구독자 10만명을 달성했다는 유튜버도 있다. 월 17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유튜버 A씨는 “어르신들은 광고를 건너뛰지 않고 끝까지 보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이 더 좋다”며 “의약품 등 단가가 높은 광고가 주로 노출되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김모(78) 씨가 유튜브 숏폼 영상을 통해 구매한 틀니의 실제 모습. (사진=독자 제공)
실제 김 모(78) 씨는 지난 8월 초 유튜브 숏폼을 보고 틀니를 구매했다가 치아 모형만 배송받았다. 가격은 5만 9000원이었지만 실물은 볼품없는 플라스틱 조각에 불과했다. 김모 씨가 봤다는 숏폼 영상에는 ‘어떤 치아 구조와도 호환된다’는 취지의 문구와 함께 AI로 구현한 틀니 착용 모습이 담겨 있었다.
김씨의 자녀는 “아버지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셨지만 알고리즘을 통해 계속 같은 광고를 보다 보니 구매까지 이어졌다”며 “어르신들이 AI 영상을 쉽게 믿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라며 토로했다.
70대 서모 씨는 유튜브 광고를 통해 구매한 건강식품을 섭취한 뒤 몸에 이상 증세를 느꼈다. (사진=독자 제공)
서씨의 자녀는 “어머니가 판매 상담원에게 이상 증세를 호소했는데도 ‘명현현상’이라며 둘러대고 계속 복용하라고 한 점이 가장 화가 난다”며 “환불은 받았지만 대신 따져줄 자녀조차 없는 어르신들은 당하고만 있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의 올해 상반기 유튜브 광고 해외쇼핑몰 상담 유형을 보면 60대 이상의 비중이 30.4%에 달했다. 50대(34.8%)까지 합하면 중장년층의 피해가 대부분인 셈이다.
전문가들도 최근 노년층을 겨냥한 ‘숏폼 사기’가 늘고 있는 만큼 관련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봉철 대한노년소비자보호연대 사무총장은 “틱톡 등에서 사기를 당한 어르신들이 부쩍 많다”며 “자식들 보기 민망하다고 피해를 입어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들의 경우 영상 속 정보에 대한 판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관련 피해를 예방하는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마련되고 홍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