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렌터카 대차료 소송 파기환송…"차량별 손해액 따졌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9일, AM 06:02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교통사고로 파손된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빌린 차량의 대차료를 산정할 때는 보험약관의 지급 기준만이 아니라 피해차량과 대여차량의 객관적 사용가치가 동일한지를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렌터카 업체 퍼스트렌터카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임대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대차료 기준과 대차기간 등이 합리적이고 적정하다고 단정한 원심에는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KB손보의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이 일으킨 교통사고로 피해자들의 차량이 파손되면서 시작됐다. 피해자들은 차량을 자동차정비소에 맡기고 수리 기간에 퍼스트렌터카로부터 대체 차량을 빌렸다. 퍼스트렌터카는 임차인들로부터 보험회사에 대한 대차료 청구·수령 권한을 위임받아 총 3억 6152만 3189원의 대차료를 청구했다.

그러나 KB손보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른 대차료 산정 기준을 적용해 2억 48만 7992원만 지급했다. 2016년 4월 개정된 약관은 대차료 인정기준액을 ‘동급의 대여자동차 중 최저요금의 대여자동차를 빌리는 데 소요되는 통상의 요금’으로 정하고 있기에 수입차의 경우에도 동급 국산차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퍼스트렌터카는 차액 1억 6102만 5197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퍼스트렌터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퍼스트렌터카가 피해 차량과 동일하거나 동종·동급인 국산차·수입차 대차료에서 30%를 할인한 요금을 기준으로 청구했다며 동종업체들의 기본 대차료와 할인율, 거래 관행 등에 비춰 청구액이 합리적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했다. 2심도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생각은 달랐다. 우선 재판부는 보험약관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내부적인 지급기준일 수 있지만, 법원이 교통사고 피해자의 실제 손해액을 판단하는 기준까지 이에 종속되는 건 아니라고 전재했다.

대차비용 산정 기준에 대해서는 “피해자동차와 제조사·차종·배기량·연식 등이 동일한 자동차가 대차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고 있었던 경우에는 그 자동차를 대차시장에서 빌릴 때 드는 가액을 기준으로 대차비용을 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차량을 대차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때는 “피해자동차의 특성, 대차시장의 상황, 수집 가능한 자료의 범위 등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채택해 대차비용을 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차의 필요성과 대차비용의 상당성은 차량을 빌린 피해자 쪽이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의 경우 대여차량 대부분이 피해차량과 제조사 및 차종부터 달랐고 동일한 경우에도 배기량과 연식까지 같은 차량이라고 볼 자료가 없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각 피해차량과 제조사·차종·배기량·연식 등이 동일한 자동차가 대차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고 있었는지 △그렇지 않다면 각 대여차량과 이 사건 각 피해차량의 객관적 사용가치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지 △각 피해차량별로 객관적 사용가치가 동일한 대체물을 대차시장에서 빌릴 때 드는 가액은 얼마인지 △대차가 필요했던 합리적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원심이 심리해 대차비용 상당의 손해액을 상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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