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평 1위 이끌고 성과급 0원…法 "우체국장 최하위 처분 위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9일, AM 07:01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부서 경영평가에서 1등급 1위를 이끌고 개인 직무수행 능력 평가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은 우체국장이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 데 대해 법원이 성과평가 최하위 등급 부여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가정·행정법원 표지석(사진=연합뉴스)
서울가정·행정법원 표지석(사진=연합뉴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는 조모씨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2024년도 성과평가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2025년 4월 9일 원고에게 한 2024년도 성과평가 결과 C등급 부여에 따른 성과급 미지급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한 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 소속 국장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했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2025년 4월 조씨에게 문자메시지로 2024년도 성과평가 결과 C등급에 해당해 성과급 미지급 대상이라고 통보했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르면 C등급을 받은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성과연봉은 기준액의 0%다.

조씨는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인사혁신처에 고충심사를 청구했으나 정년퇴직해 공무원의 지위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이 나왔고, 소청심사위는 청구 기간인 30일을 넘긴데다가 성과급 미지급 처분이 소청심사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하했다. 조씨는 결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우선 성과급 미지급 처분이 소청심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성과연봉 지급 여부는 공무원의 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가공무원법상 ‘본인의 의사에 반한 불리한 처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소청심사 청구 기간을 넘겼다는 정부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행정심판법에 따르면 행정청이 처분을 하면서 행정심판 청구 절차와 기간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조씨가 처분을 통보받은 날부터 111일 뒤 소청심사를 청구한 만큼 청구 기간을 넘기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원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피고로부터 소청심사 절차에 관한 고지를 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에게 유선으로 소청심사 절차에 관한 고지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에 관한 증거가 없음을 시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안에서도 법원은 조씨의 손을 들어줬다. 평가 세부 내용과 종합등급 사이에 합리적인 연관성이 없고 최하위 등급 부여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조씨가 국장으로 재직했던 부서는 2024년도 경영평가에서 1등급 1위를 차지했으며 조씨 개인도 대부분의 평가지표에서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 달성했고 직무수행 능력 평가의 모든 평가요소에서 ‘매우 우수’ 또는 ‘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과기정통부 측은 최하위 등급 부여의 근거로 △경영수지 개선도와 우편매출액의 목표 미달 △낮은 연가사용률과 초과근무 감축 실적 △조씨가 관리하던 기관에서 발생한 장애인 직원 강제추행 사건과 피해자 보호조치 문제 △골프 일정에 따른 내근 집배원 면접 일정 변경 △우수 보험관리사 연수 대상자 추가 지시 및 이에 반대한 보험팀장의 비정기 전보 조치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이 최하위 등급 부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여기에 원고가 국장이었던 부서가 해당 연도 경영평가에서 1등급 1위를 차지한 사실까지 더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최하위 등급을 부여하고 성과급을 미지급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그 평가 결과에 따라 이뤄진 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