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2차전지株' 개미들 ‘탈출은 언제쯤’[주톡피아]

주식

이데일리,

2025년 4월 25일, 오후 06:11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애증의 2차전지, ‘국민 주식’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차전지 계좌의 현 상태와 향후 매매 전략을 짚어봤다.

2년전 고점에서 패닉매매에 나섰던 투자자들 중 일부는 뼈아픈 손실을 감내하면서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분할매수로 대응하고 있지만 주가는 지하를 뚫고 내려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이후 중장기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사진=에코프로 제공
◇이 주식이 127만원?…추종매매 투자자들 -70%로 ‘뚝’

이데일리가 2차전지 광풍의 주역이었던 에코프로(086520)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2차전지 투자자들의 최선호주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에 대한 최근 3년간의 매매 패턴을 분석해 투자 분위기를 가늠해봤다. 3년치(2022년4월20일~2025년4월23일)의 일별 매수·매도 거래량과 종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균적인 투자자를 가정해 매매 패턴을 추론한 결과다.

우선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매매가 집중됐던 시기는 2023년 2~4월 사이다. 에코프로의 이 기간 일평균 거래량은 이전 시기와 비교하면 2배 가량 증가했다.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된 시기로, 2023년 2월 10만원 초반대에서 시작된 급등세는 약 5개월간 지속되면서 그해 7월 중 129만3000원까지 상승했다(5대 1 액면분할 전 주가 기준). 월별 기준 가장 거래가 많았던 달은 2023년 4월이다. 이 시간 주가 수준은 47만~77만원(액면분할 분할 후 9만~15만원대)대였다.

액면 분할에 따른 주가와 거래량 변화를 조정한 후, 기간별(1년 단위)로 구분해 보면 매매패턴이 확연히 드러난다. 2022년 4월부터 2023년 4월은 신규 진입이 확대되면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상승한 구간이다. 이 기간 개인들은 평균 단가 5만1450원에 8억7300만주를 매수했고, 5만860원에 8억5400만주를 매도하며 ‘매수 우위’였다.

LG에너지솔루션 거래량도 이 시기에 가장 몰렸다. 평균적으로 49만200원에 3611만주를 매수했고, 49만1030원에 4095만주를 매도했다.

2차전지 투자 광풍이 정점을 찍고 하락기를 맞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4월까지는 대규모 진입 및 단기매매가 혼재되면서 거래대금이 폭발했다. 이 기간 다수의 투자자들이 조정 국면에서 손실 구간에 진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시기에는 놓치면 뒤처진다는 강박심리인 ‘포모 현상(FOMO· Fear Of Missing Out)’이 나타나면서 고점 매수세도 대거 유입됐다. 거래량은 20% 가량 줄었지만, 평균 매수단가는 16만1200원대로 1년전 대비 3배 올라섰다. 이는 이 기간 산술평균 주가 14만7940원 대비 9% 높다. 이 기간 매수한 경우 평균 손실률은 현재 주가(23일 종가) 기준 약 -69%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 역시 2023년 8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48만4000원에 2996주를 매수했으나, 매도는 2634만주(49만1900원)로 낮다. 이 기간 매수자의 평균 손실률은 약 -28%로 나타났다.

최근 1년은 대체로 거래량이 한산한 가운데 분할 매수와 저점 매수가 혼재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 거래량은 1년 전보다 3분의 1토막으로 줄어 매수·매도 각각 2만주 아래로 내려왔다. 평균 매수·매도 단가는 8만1500원대로 전년 대비 50% 하락했다. 그러나 이 기간 신규 진입한 매수자들 역시 현 주가 대비 약 -39%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버티던 LG엔솔 투자자들도 손절매나섰나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LG에너지솔루션 투자자들도 결국 일부는 최근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평균 매수 단가는 47~48만원대로 에코프로와 비교하면 변동성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1년 LG엔솔의 주가가 평균 37만원대로 내려오면서 손절매 물량이 나타났다. 매수량은 전년과 유사했으나 매도량이 3132만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이들 평균 매도 단가는 37만6000원으로 1년 전 매수단가와 비교하면 -22%다.

당장 투자자들은 단기 반등에 연연하기보다는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한 전략이 필요해보인다. 대체로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실적과 정책 불확실성, 수요 둔화에 따른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특히 2025년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신기술 개발, 정부 정책 지원 등 구조적 성장 동력이 재차 부각되며, 선두업체 중심으로 실적과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증시 격언으로 워렌 버핀은 “남들이 욕심을 부릴 때 겁먹고, 남들이 겁먹을 때 욕심을 부리라”고 했다. 그리고 또 그는 “10년간 주식을 보유할 생각이 없다면, 단 10분도 보유하지 마라”라고도 했다. 이 두 격언을 요약하면 ‘포모’의 위험성과 ‘인내심’이다. 2차전지 투자자라면 인내심이 필요한 때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