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SK하이닉스 부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5만5700원을 기록하며 보합 마감했다. 장중에는 1%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2거래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주가 반등세를 나타낸 건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63% 오른 4208.19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거래일 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곳의 주가 변동을 반영하는 지수다.
미국 AI 빅테크 업체들이 AI 산업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국내외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빈 밀러 아마존 글로벌데이터센터담당 부사장은 24일(현지시간) 해머미국에너지연구소 주최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계속해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매우 강력한 수요를 보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도 숫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투자은행(IB) 웰스파고 애널리스트가 “아마존 산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일시 중단했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4조9431억원)을 33.5% 상회했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영업이익이 7조4405억원으로 전망치(6조5993억원)를 웃돌았다.
증권가에선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주요 빅테크의 견조한 AI 수요가 확인될 경우 주가 하방 리스크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이클의 신뢰를 위해서는 빅테크들의 AI 자본적지출(CAPEX)에 대한 긍정적 기조 확인이 중요하다”며 “관세 부과에 따라 자본적지출 하향 시 반도체 구매 비용이 축소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TSMC가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한 것은 AI 기반 기업간거래(B2B) 수요 강세를 암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체들의 이익 전망이 하향될 여력이 있지만, 현재 주가는 상당 부분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세계가 마주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기대치는 너무 높아 향후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한편으론 반도체 주가들은 이미 고점 대비 대부분 40% 가까이 하락한 상황으로 우려는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