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FP)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억 9900만달러와 4억 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8%, 70.5% 급감했다. 주당순이익(EPS)도 0.27달러로 40% 줄면서 월가 평균 예상치(0.39달러)에 못 미쳤다. 차량 인도 실적 부진과 모델Y 신제품 생산을 위한 4개 공장 설비 개편, 차량 평균판매단가(ASP) 인하 등이 테슬라의 실적 부진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주가가 반등하면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27.59%, 3월 -11.54% 하락했지만, 4월 들어 급락세를 멈췄다. 이번 주(4월 21~24일) 테슬라는 9.19% 상승하고 있다.
매수세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테슬라를 5억 5228만 달러(약 7445억원)를 순매수했다. 지난 23일 기준 서학개미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172억 달러(24조 7000억원)이다.
이는 서학개미가 실적보다도 테슬라의 향후 ‘장밋빛 전망’에 베팅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둘러싸고 여러 ‘정치적 잡음’이 있었지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를 대놓고 밀어줬던 이력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테슬라 모델 S를 직접 시승하고 “테슬라를 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를 겨냥한 공격을 ‘테러’라고 규정짓기도 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미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 일론 머스크 CEO가 5월부터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이 서학개미의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는 모습이다. 일론 머크스 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미 정부효율부(DOGE)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다음 달부터 이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당국도 테슬라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6월 테슬라의 자율주행 택시 출시를 앞두고 규제 완화를 했기 때문이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와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일부 연방 안전 규정에서 면제받는 내용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주가가 현재 과도하게 빠졌다며 우려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회사가 주장한 대로 로보택시 사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 저가형 모델이 예정대로 출시돼 판매량을 높일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여러 가지 이슈로 주가가 많이 하락한 만큼 6월까지는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도 “실적 부진은 기발표된 판매대수 감소를 통해 예측됐고, 주가에도 선반영됐다”며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 활동이 곧 축소되고,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던 저가형 모델의 출시와 로보택시 운행, 옵티머스의 공장 배치도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점은 주가 회복의 단기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