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해당 ETF들은 올해 초 운용사 간 보수 경쟁이 벌어졌던 상품들이다. 앞서 지난 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 S&P500 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7%에서 0.0068%로 인하했고, 이튿날 삼성자산운용이 총보수를 연 0.0099%에서 0.0062%로 낮췄다. 4일 뒤 KB자산운용도 업계 최저인 연 0.0047%로 낮추며 수수료 경쟁에 참전한 바 있다.
그러나 낮은 보수가 실제 개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개인 투자자 누적 순매수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온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 S&P500’ ETF로 총 6047억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 S&P500’ ETF로 총 3562억원 규모의 개인 누적 순매수가 나타났다. 3위와 4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 S&P500’ ETF와 ‘RISE 미국 S&P500’ ETF로 각각 1260억원, 467억원의 개인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 S&P500’ ETF는 73억원에 그쳤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형 운용사에 대한 브랜드 선호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형 운용사의 ‘이름값’이나 지하철·옥외 광고 등을 통한 일반 투자자의 노출 빈도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실 보수 차이가 소수점 자릿수 싸움이라 미미하기에 보수를 반영한 수익률 차이도 유의미하지 않다”고 말했다. 3월부터 이날까지 각 운용사의 미국 S&P500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가장 높은 수익률의 ETF와 낮은 수익률의 ETF 차이는 0.4%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수도 물론 중요하지만, 운용사의 규모, 거래대금, 운용자산(AUM) 등 거래가 쉽고 유동성이 풍부한 ETF가 선택을 받은 점을 보면, 낮은 보수가 투자 선택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