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불신의 벽 높아…거버넌스 개선 일관되게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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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8월 19일, 오후 07:11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불신의 벽이 너무 높아, 그 벽을 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실제 거버넌스 개선 조치를 확인하고 난 뒤에야 한국 시장에 들어오겠다는 게 그들의 스탠스인 만큼 거버넌스 개혁을 로드맵대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IFC 더 포럼에서 ‘홍콩·싱가포르 투자자 상법 개정 미팅 피드백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이달 초 홍콩 및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헤지펀드 및 영미계 대형펀드 아시아본부 50여곳을 만나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조치를 알리고 이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의견을 확인했다.

이 회장은 “지금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외환위기 극복 직후인 1999~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난 2023년 전격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 지난해 상법 개정 무산 등과 같은 일들을 지속적으로 겪어 오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에 대한 불신 또한 어마어마하게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일련의 미팅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 역시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의지가 믿을 만한 것인지 여부였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추가 상법 개정 등이 실질적으로 입법화되는 걸 직접 확인한 뒤에야 믿을 수 있다며, 그 전에 한국 시장에 미리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스탠스였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각국의 기업 거버넌스 경쟁 또한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어 시간 또한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도의 예를 들었다. 이 회장은 “흔히 자본시장이 우리나라만큼 발전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인도에서도 금융당국이 ‘소수의 다수 원칙(특정 이해관계가 걸린 지배주주를 의결에서 배제하고, 그 외 소수주주 중 다수의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원칙)’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오는 2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을 앞두고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2차 상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가 이뤄지면 이사회의 독립성은 확실히 높아질 것”이라며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제로 주주가치가 올라가는 걸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 만큼, 자사주 소각 원칙화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에 대해서는 “배성향 기준 감세안을 단순화하되 추가로 최소 2~3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받는 배당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또 궁금해 한 것이 상속세 개편 여부”라며 “상속세율 인하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간 이해관계 불일치의 가장 큰 이슈인데,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놓고도 ‘부자감세 프레임’에 묶여 협의가 어려운 상황을 보면 이번 정권 내에서 상속세율 인하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봤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IFC 더 포럼에서 ‘홍콩·싱가포르 투자자 상법 개정 미팅 피드백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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