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17 에어. (사진=애플)
다만 애플은 AI 기술은 거의 강조하지 않았다. AI 활용은 아이폰이 아닌 에어팟 프로 3의 AI 기반 라이브 번역 기능이 사실상 전부였다. 시리의 AI 업데이트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경쟁사인 구글이 지난달 AI 기능이 탑재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픽셀 10을 공개한 것과는 대조된다.
이 때문인지, 애플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의견은 최근 5년간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AI 기술이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에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매수 △보유 △매도로 나뉘는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은 5점 만점에 3.9점으로 지난 2020년 초반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애널리스트 중 55%만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이에 발표 당일 주가는 1.48% 떨어진 234.35달러에 마감했고, 다음날인 10일에는 3.23% 하락한 226.79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11일에는 1.43%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증권가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드웨어는 만족하나 AI 기능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글로벌 경쟁 업체들의 AI 기능 강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차별화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부진했던 IT 수요가 2025년 AI기능이 강화되면서 수요가 개선된 것이 확인됐고, 글로벌 폴더블 출시 기대 및 AI 기능 강화 본격화로 2026년 수요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국내 스마트폰 부품 및 카메라 모듈 업체의 실적 성장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되는 2026년 성장 스토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내부 제품 효율성을 크게 개선하는 동시에 대담한 디자인 변화와 실용적인 신규 기능을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와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어, 향후 12~18개월 내 슈퍼 사이클로 이어질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AI 전략의 완성도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이는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