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3000원(3.49%) 오른 8만 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9만 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9만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월 15일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장중 처음으로 40만원을 돌파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3만 5500원(9.86%) 오른 39만 5500원에 마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두 회사는 앞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를 오픈AI가 미국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2029년까지 총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입해 미국 현지에 구축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DC)에 공급하게 된다. 정부 역시 관련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금산분리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파트너십은 5000억달러 규모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오픈AI는 삼성과 SK에 월 90만장의 웨이퍼 생산을 목표치로 제시했다”며 “이는 양사의 D램 웨이퍼 투입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규모로, 확실한 구매 수요가 뒷받침되는 만큼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반도체 강세도 국내 증시 랠리를 거들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8% 이상 올랐고, 인텔도 7% 넘게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1% 뛰며 나스닥 지수를 밀어 올렸다. 나스닥 지수는 0.42%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AI 투자 열기를 보여줬다.
여기에 미국 민간 고용 지표가 둔화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장기화로 고용 지표와 물가지수 발표가 지연 또는 이월될 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데이터 없이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상황이 보험적 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는 코스피 강세가 단발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최근 코스피를 끌어올리고 있는 △정부 정책 모멘텀 회복 △미국발 AI 수요 확장성 △연준의 완화적 통화 기조 기대 △기존 주도 종목의 모멘텀 유지 등 요인들이 당분간 힘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 배당·자사주 소각 확대, 3차 상법 개정안 추진 등 정책 모멘텀이 증시 하방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른다. 또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반도체 사이클 회복 기대감은 증시 상단을 넓히는 동력으로 꼽힌다. 반도체, 기계, 증권 등의 기존 주도 종목들의 비중을 중립 이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은 증시 하단을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이고, 3분기 실적 시즌은 증시 상단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방향성은 상방으로 잡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 부정적 충격 요인들은 해소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