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딤펀드는 연기금과 공제회의 분산투자 운용방식과 유사한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하는 밸런스드펀드(BF)의 하나로, 금융투자협회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25개 자산운용사의 공동 브랜드로 지난해 9월 출시한 상품이다.
40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가운데 80%가 넘는 비중이 여전히 원리금보장 상품에 몰려 있는데 이는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에 원금을 잃어서는 안된단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5 직장인 퇴직연금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8%가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해 ‘은퇴 후 인생을 위한 종잣돈으로써 가능한 안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답했다. ‘적립금 일부는 투자를 위한 여윳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30.2%, ‘손실 위험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을 위해 투자자금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7.0%에 그쳤다.
다만 원리금보장 상품에 퇴직연금을 묶어둘 경우 물가수익률도 따라가지 못해 오히려 노후 소득을 보장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 이에 금투협은 은행 예·적금 이자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주식·채권·대체자산 등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디딤펀드 출시를 주도했다. 자산배분펀드는 위험 분산과 수익률 최적화를 위해 시장환경이나 운용사의 전략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정한다. 타겟데이트펀드(TDF)도 자산배분 펀드의 한 종류로 볼 수 있지만, TDF는 연령과 은퇴시점 등 생애주기에 맞춰 사전에 정해진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자동 조절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올 들어 디딤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34%로 집계됐다. 이는 퇴직연금의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작년 말 기준, 2.8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5개 운용사 디딤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대신 디딤 올라운드 펀드’의 경우 같은 기간 무려 19.39%의 수익률을 냈다. 디딤펀드의 안정성과 양호한 수익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설정액도 꾸준하게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디딤펀드는 초장기 운용을 지향하는 펀드로, 운용성과를 차곡차곡 쌓아서 복리효과를 누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