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노르겐 뱅크는 앞서 6월 16일 장내 매수로 ISC 지분을 5% 이상 확보(106만 5290주)해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 노르겐 뱅크는 노르웨이 정부가 100% 출자한 중앙은행으로 연금펀드도 운용한다. 한국의 국민연금과 유사한 성격이다.
보유 목적이 단순 투자인 만큼 6월 당시 노르겐 뱅크가 ISC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었다. ISC는 2023년 SK그룹 편입 이후 10만원대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5만원대까지 반 토막이 난 상태였다.
다만 ISC는 지난 4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SK엔펄스로부터 아이세미 주식 240만주(지분 100%)를 293억원에 취득하기도 했고, PCB 유통사업을 영위하는 테크드림 주식 140만주(지분 100%)도 120억원에 함께 사들였다.
아이세미와 드림테크 두 기업은 ISC의 6월 연결 실적부터 반영되며, 그간 지지부진했던 인수합병(M&A) 계획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ISC 주가는 7월 6만원대를 회복했고 9월엔 7만원을 돌파, 이달 들어서는 8만원대에 안착을 시도하고 있어 우상향 궤도를 그리고 있다.
이 기간(6월 말~9월 말) 노르겐 뱅크는 ISC 주식 21만 9055주를 장내에서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6월 중순 5만 1000~5만 3000원대에 주식을 사들였던 노르겐 뱅크는 9월에 6만 8000~7만 9000원선에서 주식을 팔았다.
시장에서는 단기 고점에 따른 수익 실현으로 해석한다. 반면 증권가는 여전히 ISC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22일 ISC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목표주가를 10만 5000원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증가 수혜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3년부터 북미 주요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를 대상으로 테스트 소켓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2024년 4분기부터는 AI 주문형 반도체(ASIC)용 소켓도 글로벌 빅테크에 출하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수요 증가와 함께 실적 개선이 동반되는 드문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iM증권은 이날 AI 위주 성장세 지속을 점치며 ISC 목표가를 기존 6만 4000원(4월 제시)에서 10만 4000원으로 62% 상향 조정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GPU 부문에서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향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루빈(Rubin)용 연구개발(R&D) 매출이 시작된 것으로 봤다.
또 3분기 ISC 매출은 69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연결 반영된 아이세미·테크드림으로부터 분기당 약 100억원의 매출과 15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될 것”이라며 “특히 HBM용 세정소재를 생산하는 테크드림의 매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ISC는 오는 11월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