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비슷한 흐름이다. ‘TIGER 미국 나스닥100’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2.16%, 환 헤지형인 ‘TIGER 미국 나스닥100(H)’ ETF는 7.76%로, 4.4%포인트 차이가 났다. 달러 강세 속에 환 노출형이 수익률 면에서 환 헤지형을 크게 앞서고 있는 셈이다.
통상 환율 움직임이 그대로 반영되는 환 노출형은 달러 강세일 때 원화로 환산한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강달러 국면에서 환 헤지형보다 돋보이는 수익률을 기록한다. 여기에 더해 환 헤지형은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한 선물환·스왑 계약 등으로 비용이 따로 발생해 실질 수익률에서 더 큰 격차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실제 자금 유입도 환 노출형에 집중되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미국 S&P500’의 최근 두 달 평균 거래대금은 1053억 원, 환 헤지형은 63억 원 수준에 그쳤다. 환율을 고려한 투자자들의 베팅이 ETF 시장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달러 강세는 국내에만 국한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8.9포인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반적인 약달러 기조 속에서 원화 가치만 한·미 관세 협상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협상이 마무리되고, 미·중 무역 갈등 이슈를 시장이 소화하면 환율 상승이 진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도 이날 구두개입을 통해 원달러 환율 1430원선을 방어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외환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직접 구두개입 조치는 약 1년 6개월 만이다. 이에 1430원대로 뛰던 원달러 환율은 상승 폭을 축소하며 1425.8원에 마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다른 국의 통화 흐름과 함께 경상수급 호전 등 요인을 고려해도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한·미 재무장관 회담과 미국 9월 CPI 발표를 주목해야 하는데, 이 같은 이벤트가 달러 약세 기조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 환율 수준에서 추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