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급락하는데 키움증권 또 ‘먹통’…서학개미 뿔났다(종합)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1월 07일, 오전 10:42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간밤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특히 미국 증시가 급락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제때 거래를 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MTS인 ‘영웅문S’에서 전날 밤부터 접속 오류가 발생해 일부 투자자들의 거래가 막혔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접속하면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앱이 강제 종료되거나 지속적으로 재부팅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키움증권은 이번 전산 오류의 원인을 영웅문S 일부 프로그램 결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접속장애가 발생한 이후 고객들에 다른 해외주식 앱 ‘영웅문 SG’이나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으로 안내해 거래에 지장 없게 했다”며 “신속하게 복구 조치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 장애가 미국 증시 급락과 겹쳤다는 점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고용시장 냉각과 ‘AI 거품’ 우려 등으로 급락했다. S&P 500지수는 1.12%, 나스닥지수는 1.90% 각각 하락했다. 서학 개미들이 많이 보유한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각각 3.5%, 3.65% 급락해 피해 체감이 컸다.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하루 평균 거래약정 규모는 3분기 기준 약 1조4000억원 규모다.

키움증권의 전산관련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대체거래소(ATS)가 출범했을 당시에도 실시간 주문 조회 화면이 수 분간 지연돼 실제 주문 체결 내역에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이어 4월 3일과 4일에는 이틀간 총 4시간 30분 동안 MTS·HTS 주문체결 시스템 오류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4월 거래 전산오류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트럼프발 관세 쇼크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등으로 증시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같은 달 11일까지 민원 접수창구를 통해 총 1만 8305건의 민원을 접수하고 보상을 진행한 바 있다.

잇따른 사고로 당국의 제재도 이어졌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금감원으로부터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의무 위반’ 기관 주의와 함께 18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전자금융거래가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해야 하고,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력, 시설, 전자적 장치, 소요경비 등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그간 키움증권은 IT 인프라 개선을 위해 매년 약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왔으며, 여기에 약 3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전산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산 장애가 반복되면서 투자자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의 리테일 점유율은 1분기 29.7%에서 2분기 29.4%, 3분기에는 27%로 하락세다.

한편, 키움증권은 이번 전산 장애와 관련해 고객 보상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내부 규정에 따라 보상 등 여러 대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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