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연금은 지난 6일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7명 중 4명을 1차 합격자로 선정했다. 이번 숏리스트에는 양성일 전 보건복지부 1차관,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등 4인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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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거쳐 복수 후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하게 된다. 복지부 장관의 제청을 받은 후보는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김성주 전 이사장은 제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지난 2017년 11월7일부터 2020년 1월7일까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와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지낸 금융전문가로,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다.
정용건 위원장은 고려대 노동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하고, 신한투자증권에서 27년간 근무했다. 이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금개혁특위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문제는 차기 이사장 인선이 이제 막 본격화됐음에도 벌써부터 ‘내정설’이 돌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1차 서류심사만 마친 단계로, 면접 전형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정부와 자리를 약속 받고 교감이 있는 특정 인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가 공식 절차보다 정치적 영향력에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아직 절차가 남았는데도 방향이 정해진 듯한 분위기”라며 공정성 훼손을 지적한다.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연금 개혁과 운용 철학’은 뒷전이고 ‘정치적 코드’가 앞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4인 중 이미 ‘A씨’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차기 이사장은 기금운용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기금운용 방향에 대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인사가 와야 하는데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이사장직이 정치적 안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의 수장은 정권의 인맥이 아니라 장기 투자 철학과 리스크 관리 역량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1000조원이 넘는 기금의 운용 방향이 국가 자본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치 논리에 따른 인사가 반복될 경우 국민 신뢰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공적기금, 특히 국민연금처럼 국민의 핵심 노후 자산을 다루는 기관이라면 수장 선발 과정의 평가 절차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운용 독립성을 지키면서 연금개혁을 이끌 수 있는 인사라는 점을 국민연금 납부자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