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th SRE][Issue]속도내는 美·고삐 죄는 韓…내년 금리 격차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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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18일, 오후 01:36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지만 내년 국내 크레딧 시장에선 오히려 ‘쏠림 현상’이 심화할 전망이다. 금리 차 축소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고환율과 부동산 시장 불안, 경기 둔화 리스크가 여전함에 따라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우량채와 비우량채 간 수요 양극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 줄어든 금리 격차…‘쏠림 현상’ 심해질까

지난해 금리 인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들어 총 4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1월 5.00%(금리 상단 기준) 수준이던 미국 기준금리는 10월 29일현지시각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00%까지 떨어졌다. 오는 12월엔 양적 긴축(대차대조표 축소) 종료를 언급하며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 역시 올해 2월과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2.75%, 2.50%까지 하향 조정했다. 다만 같은해 10월 금통위가 금리 동결을 선언하면서 추가 인하 전망은 힘을 잃는 모양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추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이 주춤하면서 내년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현재 1.50%포인트 수준에서 더욱 좁혀질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동향에 촉각을 세우는 채권시장에서도 내년 금리 격차가 현재와 비슷하거나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36회 SRE에서 내년 미국 최종 금리 수준은 3.25~3.50%가 82명(36.9%), 한국 최종 금리 수준은 2.00%가 123명(55.4%)으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단 한국의 경우 기준금리가 2.25%로 내린 뒤 유지될 거란 전망도 84명(37.8%)이 답했다. 이 경우 내년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로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금리 격차 축소는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기준금리 하락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추가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과 환율 불안 요인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신용도 높은 기업 중심의 안전자산 선호가 더욱 심화할 수 있어서다. 최근 원화 약세 구간이 길어지면서 재무여건이 약한 기업들은 아예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한국은행의 금리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량채 위주의 크레딧 투자 쏠림은 더 강화될 수 있다.

우량채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이면서 내년 한미 금리 격차가 채권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36회 SRE에서 ‘내년 한미 금리 격차 축소가 크레딧 시장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222명의 평균 점수는 2.87점으로 제한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SRE자문위원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AA-’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각 요소당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재정건전성이 좋기 때문에 금리 격차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6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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