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IMA 인가로 날개 단 PRS…‘규제 사각지대’ 우려도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1월 20일, 오후 05:31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1호 증권사가 탄생하면서 기업들의 PRS(주가수익스와프) 시장이 더욱 커질 거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IMA 인가를 받은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기반 레버리지 여력이 커지면서 PRS와 같은 수조원대 딜의 운용 폭이 커지면서다. PRS는 자금 조달 효율은 높지만 아직까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큼 공시 의무 확대 등 감독 강화의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IMA 인가를 획득했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기반으로 회사채나 기업 대출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계좌 체계로, 기존 랩(Wrap)·펀드보다 운용 폭이 넓고 구조 또한 유연하다. 또 자기자본 대비 최대 300%까지 자금을 운용할 수 있어 대형 딜 소화 능력이 높아진다.

특히 업계에선 IMA 확대가 PRS 거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PRS란 기업이 실제 지분 매각 없이도 주가 상승 혹은 하락에 따른 차익만을 증권사와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 유출없이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증권사는 수수료, 이자 수익에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win-win’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를 앞두고 롯데케미칼의 6600억원 규모 PRS 거래를 선제적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PRS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대기업들은 점점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보유 중인 SK온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2조권 규모 자금을 조달했고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신세계·이마트 △에코프로 등 주요 대기업들이 보유 중인 자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한 PRS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국내 PRS 계약 잔액은 10조8598억원에 달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PRS는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확대된 지 오래되지 않은 구조화 파생상품으로, 기업별·증권사별 공시 기준도 명확히 정비되지 않았다. 시장 규모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파악하기 어려워 잠재적 리스크가 누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사주 담보 가치가 급락하거나 특정 기업에 거래가 집중될 경우 증권사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공격적으로 늘리던 증권사들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고 여전히 PF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있지 않나”라며 “PRS는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공시 체계와 감독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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