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22일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공개입찰에 참여한 하렉스인포텍, 스노마드는 예비 실사를 마치고 오는 26일 최종 입찰제안서 제출 여부를 결정한다. 당초 무응찰 우려까지 나왔던 상황에서 인수 희망자 2곳이 등장했지만, 업계 안팎에선 몸집과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회사가 홈플러스 인수를 완주할 수 있을지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하렉스인포텍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핀테크 기업으로 간편결제 ‘유비페이(UBPay)’ 운영사다. 입찰제안서에서 하렉스인포텍은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유통망에 ‘AI 에이전트 기반 직거래 경제 모델’을 입히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오프라인 점포와 하렉스인포텍의 간편결제 플랫폼과 결합해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스노마드는 애초부터 유통 운영보다는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에 눈을 돌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전국 120여개에 달하는 대형마트 점포와 부지, 도심·역세권 핵심 상권 입지를 활용해 부동산 개발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홈플러스는 계속 기업가치보다 청산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될 정도로 점포 자산 가치가 부각돼왔다. 부동산 임대·개발이라는 스노마드의 본업과도 맞닿아 있다.
문제는 두 회사의 재무상태다.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2000년 설립된 하렉스인포텍의 지난해 매출은 3억원, 영업손실은 33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자산 10억원, 부채 29억원으로 자본잠식 위기를 반복적인 유상증자로 피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 명선개발에서 분할된 스노마드 역시 지난해 매출 116억원, 당기순손실 73억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는 10명 안팎에 그친다.
두 회사가 제출한 자금 조달 계획 역시 통상적인 인수합병(M&A) 단계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하렉스인포텍은 제안서에서 미국 투자자로부터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조달해 홈플러스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스노마드의 자금 조달 계획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오는 26일 확약서 제출에 두 회사가 응하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두 회사가 홈플러스 예비 실사 권한을 얻기 위해 공개 입찰에 참여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대형 유통사를 상대로 예비 실사에 참여하고 인수 구조를 논의하는 과정 자체가 자사 플랫폼과 아이디어를 검증받는 일종의 시험대 역할이 되면서다. 하렉스인포텍 입장에선 홈플러스의 매장·물류에 AI 직거래 모델을 접목하는 시나리오를 투자자와 시장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스노마드는 홈플러스 점포의 개발 잠재력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향후 다른 프로젝트나 투자자 설득에 활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쌓는 셈이다.
또 홈플러스 인수에 도전했다는 성장 스토리와 브랜딩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정치권과 금융권이 농협 등 다른 잠재 인수자를 다시 주목하는 가운데,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는 ‘홈플러스 인수전의 첫 원매자’로 기록되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도 조심스레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선 입찰 참여 기업보다는 농협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며 “통매각이 어렵다면 분할 매각 등 여러 방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