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전용 칩 TPU 기반으로 구축한 ‘제미나이 3.0(Gemini 3.0)’을 공개한 이후 기술주 중심 랠리가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메타가 오는 2027년 가동 예정인 데이터센터에 구글 TPU 도입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 등이 전해지며 그간 엔비디아 GPU 중심이었던 AI 생태계 구조가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엔비디아(-2.59%)를 제외한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상승하고, 대표적인 ‘엔비디아 밸류체인’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000660)(0.96%)가 이날 삼성전자(005930)(3.52%) 대비 약한 상승 흐름을 보이며 마감한 점 역시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이처럼 TPU 기반 생태계가 새로운 투자 축으로 부상하면서 이수페타시스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TPU의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다층인쇄회로기판(MLB)을 양산해 구글에 납품 중이다. MLB는 다층 회로를 통해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AI 서버와 가속기에 필수인 고난도 기판이다. 이수페타시스의 구글 TPU 점유율은 40% 이상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도 이수페타시스에 대해 TPU 밸류체인 확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보고 있다. 구글의 AI 인프라 투자(Capex)가 확대될 경우 이수페타시스의 출하량과 단가(P·Q)가 모두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TPU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TPU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 업체”라고 평가했다.
3분기 실적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수페타시스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2691억원, 영업이익은 126% 늘어난 584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PCB 사업부문 매출은 7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증가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은 구글향 TPU 7세대 물량이 본격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목표주가도 일제히 상향됐다. 이달 들어 키움증권(10만원→17만원), 메리츠증권(10만5000원→16만원), SK증권(7만9000원→15만5500원), DS투자증권(5만원→15만4000원), BNK투자증권(7만1000원→15만2000원), 유안타증권(7만9000원→15만원), 한국투자증권(11만원→14만원), NH투자증권(9만1000원→14만원), 하나증권(8만1000원→14만원), DB증권(7만4000원→14만원) 등 대부분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려 잡았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TPU를 중심으로 물량과 가격이 동시에 확대되는 국면에 본격 진입한다”며 “내년에 출시되는 차세대 학습용 TPU부터는 다중적층 MLB 기판이 적용되면서 구조적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사이클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