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베팅한 개인 투자자 '울상'…증권가선 "저가 매수 유효"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2월 18일, 오후 07:18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이달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을 집중 매수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이차전지에 베팅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대비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주요 바이오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18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보름여간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다. 알테오젠(196170)을 457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고, 에임드바이오(0009K0)(1570억원), 지투지바이오(456160)(1170억원), 펩트론(087010)(108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개인 투자자의 기대와 엇갈렸다. 이 기간 신규 상장기업인 에임드바이오를 제외하면 주요 종목 주가가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알테오젠은 이달 들어 21.01% 하락했고, 지투지바이오(-16.98%), 펩트론(-28.38%) 역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알테오젠은 최근 할로자임 테라퓨틱스가 제조 공정 특허에 대해 무효 심판을 청구하면서 주가 조정을 받았다. 이는 독일 법원이 알테오젠의 플랫폼 ALT-B4를 적용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에 대해 판매 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린 직후 불거진 이슈다.

펩트론도 기술평가 일정 변수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라이릴리와 진행 중인 장기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 기술평가 계약의 평가 기간이 최대 24개월로 연장될 수 있다는 공시가 나오자 계약 성사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탓이다. 현주가는 고점 38만6000원(11월20일 종가) 대비 약 38% 하락한 상태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수급은 이차전지 대형주에 쏠리며 개인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에코프로(086520)와 에코프로비엠(247540)으로 각각 3050억원, 12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 16.45% 상승했고, 에코프로비엠도 2.87% 오르며 코스닥 지수(-1.24%)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이전, 임상 업데이트 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일 시장에 상장한 에임드바이오(0009K0)가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하고 이날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알지노믹스(476830)도 따따블에 성공하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감 역시 여전한 상황이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약·바이오 섹터 조정은 기술 반환이나 임상 실패처럼 회복이 불가능한 악재보다는 특허 분쟁, 일정 지연 등 단기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변동성이 확대된 현재 구간은 장기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 중심으로 저가 매수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글로벌 빅파마들의 전략과 파트너십 방향이 공개될 예정인 만큼 관련 기업들의 재평가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도 “바이오 우량종목은 수익률 확정 및 매수단가 리셋 후 재매수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 조정을 기회로 2026년에 성과가 기대되는 우량종목을 선별하여 비중 확대하는 전략을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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